퇴임 사내이사·무보수 기타비상무이사 포함해 평균 계산
계산방식 따라 1인 평균보수 수천만원 차이
일관성 없는 공시 작성…신뢰성↓

한독 본사 전경. 사진=한독

한독이 등기이사 보수를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를 받지 않는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해 등기이사 보수를 계산, 평균값이 낮게 보이도록 유도한 것이다. 특히 사내이사직을 퇴임한 사람까지 포함하면서 허위공시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등기이사의 높은 보수에 불만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분기보고서에 다르면 한독은 올 1분기 등기이사 7명에 대한 보수로 총 4억8082만원 지급했다.

한독의 등기이사는 총 7명으로 김영진 한독 회장과 김철준 사장, 조정열 쏘카 전 대표이사, 김원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 교수, 서영거 차의과대학교 약학대학장, 김용준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장, 송인준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 등이다. 이 중 송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분류돼 보수를 받지 않는다.

문제는 한독이 등기이사 1인 평균보수를 낮춰 공시했다는 점이다. 한독은 1인 평균보수를 계산할 때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기타비상무이사까지 포함시켰다. 즉 머릿수를 늘려 평균이 낮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낸 셈이다. 실제 등기이사 보수를 6명으로 나눌 경우(8014만원) 7명로 나눴을 때(6869만원) 대비 16.7% 높다.

또 지난해 등기이사 7명 중 1명의 사내이사가 3분기 중 퇴임했음에도 1인당 평균보수 계산 시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사업보고서까지 이어져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했다.

더욱이 한독은 공시의 통일성조차 지키지 않았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는 이사·감사 전체 보수를 1인 평균보수로 나눌 때 등기이사 인원수인 7명 그대로 나눠 계산했다. 그러나 바로 아래 유형별에서는 등기이사(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제외) 인원수를 4명으로 작성하고 총 보수를 1인 평균으로 나눌 때 3명으로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서도 통일성이 지켜지지 않는 점에 대해 지적하며,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를 제외하고 계산한 것이 보이는데, 3분기 보고서부터 사업보고서와 이번에 올라온 1분기 보고서는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해 1인 평균보수를 계산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왜 이렇게 바꾸게 됐는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중 퇴임한 사내이사 1명을 3분기 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서 등기이사 1인 평균보수 계산 시 1명이 아닌 0.75명으로 계산해야 하는데, 사측의 실수로 파악된다”며 “이 건에 대해서는 사측에 확인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독은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독 관계자는 “임원보수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제외하고 총 보수를 계산하니 1인 평균보수가 높게 나타나 문의전화가 많이 왔다”며 “단순하게 인원수로 나눠서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관성이 없어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들기는 하지만 아래에 설명을 덧붙여둬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보고서 작성에 관해서 금감원 측에 문의 후 다시 연락주겠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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