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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이 500억 달러(약 5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1300개 품목에 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중국이 앞으로 꺼낼 추가 보복 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2일부터 중국은 미국산 과일, 돼지고기, 포도주, 스테인리스 파이프 등 30억 달러(약 3조1700억원) 규모 128개 품목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들 상품의 수입 규모는 연간 30억 달러로 앞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성격이었다.

미국이 3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이전 강요 행위를 이유로 훨씬 더 큰 규모의 관세 카드를 꺼냄에 따라 중국도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대외무역법’ 관련 규정에 따라 미국 상품에 동등한 강도, 규모의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런 조치는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콩이 가장 먼저 제재 대상으로 거론된다.

농업은 미국이 중국에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다. 대표 품목은 전체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콩으로서 지난해 미국의 대중 콩 수출액은 146억 달러(약 15조4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내에서 콩을 생산하는 지역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주들이 많다. 미국의 수출 물량이 많은 옥수수와 돼지고기 등에 보복 관세가 부과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폴 버크 전미 대두 수출 협회 아시아 담당 디렉터는 지난달 2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6일 베이징에서 중국 당국과 비공식 회의를 가졌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콩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로봇공학, 정보기술, 제약, 첨단재료 등 중국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2025 프로젝트’를 직접 겨냥한 만큼 중국도 미국의 제조업종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보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자동차, 반도체, 항공기가 꼽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 미국 방문 기간에 맞춰 380억 달러 규모 미국 보잉사 항공기 300대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1일 사설을 통해 “무역 전쟁은 매우 큰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보잉사에 한 주문이 에어버스로 대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자국에 진출한 인텔, 애플 등 미국 기술기업들에 대해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상황이다.

또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경우 중국이 상품 교역 분야 보복에 그치지 않고 현재 보유 중인 1조1700억 달러(1235조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극단적인 보복 수단을 써 달러 패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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