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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그룹이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1억원을 건넸던 것으로 밝혀졌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6일 오리온의 전직 고위 임원인 A씨의 말을 인용해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62)이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거약의 당선 축하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A씨 증언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대선 직후인 2007년 12월말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자주 다닌 서울 청담동 피부과 병원의 원장을 통한 당선축하금 전달을 지시했다.

이 부회장은 오리온 그룹 담철곤 회장의 부인이자 창업주의 딸이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대학 동문이다.

A씨는 “이 전 대통령 취임 직후엔 2008년 4월 어느 날 퇴근길에 김 원장의 병원을 찾아가 1만원권 1만장이 담긴 ‘과자상자’를 직접 전달했다”며 “이 부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처음 요구받은 당선 축하금의 규모는 1억원 이상으로 5억원이나 10억원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2010년에도 오리온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의 돈을 김 원장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오리온그룹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오리온의 최고경영진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당선축하금을 포함한 어떤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금전을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보도에 등장하는 오리온 전직 임원 A씨는 조경민 전 사장이며 2012년 횡령 및 배임 등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면서 “이후 조 전 사장은 약 3년간에 걸쳐 오리온 최고경영진에 대한 지속적 음해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현재 오리온과 조 전 사장간에는 다수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또 오리온측은 “보도 내용 가운데 청담동 클리닉 김 모 원장에게 2010년 2억 원을 전달한 당사자 역시 조 전 사장이며 이화경 부회장이 이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이에 관해서는 2012년 검찰 조사를 통해 법의 판단을 받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리온은 즉시 조 전 사장에 대해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7월 불기소 처분된 담철곤(63) 오리온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을 지난달부터 다시 수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은 앞서 지난해 2월 동양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증여세 포탈 혐의로 고발당한바 있다. 특히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로부터도 “선친에게 상속받은 아이팩 주식을 담 회장이 부당하게 가로챘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소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지난해 7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담 회장을 무혐의 처분하며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 2014년 2월~2015년 5월에 4억2000여만원 상당의 회사 소유 미술품을 자택으로 빼돌린 혐의를 포착, 기소했다. 1심은 지난해 10월 이 부회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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