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아닌 곳에서 최초로 남북정상회담 열려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달 말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다.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박2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6일 귀국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을 위해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할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해 했다”면서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조건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에 따라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한 북-미 대화 성사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하고 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하기로 했다.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르면 8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결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 실장은 “미국에 전달할 북한 입장을 별도로 갖고 있다”고 말해 김정은의 또 다른 미공개 메시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 발표가 나온지 2시간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며 “몇 년만에 처음으로 진지하고 제대로 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헛된 희망일수도 있으나 미국은 어느 방향으로든 열심히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실장은 관심을 모았던 4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김정은은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 훈련의 4월 시작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 실장은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방북 결과를 보고 받고 “향후 남북간에 합의한 내용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위원장이 정실장 등 특사단과 만나 “중대하고도 예민한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담화를 나눴다”며 “북과 남이 서로 이해하고 마음을 합치고 성의 있게 노력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그 어떤 일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5일 보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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