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농심

[파이낸셜투데이=김우진 기자] 농심 기내식 역사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농심은 1997년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에어서울까지 신라면 공급을 완료했다. 업계 최초로 국내 전 항공사에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 또한 신라면을 기내식으로 공급하는 외항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농심은 지난 5월 에어서울과 기내식 직거래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 최초로 국내 전 항공사 기내식 공급 체계를 갖췄다.

해외여행이 드물었던 1990년대만 해도 신라면은 대형항공사(FSC)의 퍼스트클래스, 비즈니스클래스 등 프리미엄 좌석 이용객에만 서비스로 제공되던 음식이었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저비용항공사(LCC)의 등장으로 해외여행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LCC들은 탑승객을 위해 기내식 메뉴로 신라면을 도입했다.

제품도 다양해졌다. 신라면은 물론, 오징어짬뽕과 튀김우동, 짜파게티범벅 등이 기내식 메뉴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늘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라면 기내식도 짜장과 짬뽕, 우동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항공업 특성상 한국을 대표하고 소개하는 음식 제공은 필수”라며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맛을 인정받은 한국 대표 식품 브랜드인 신라면이 항공사들의 선택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농심이 그동안 항공사에 공급한 라면은 약 3000만개에 달한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간 국제선 이용 승객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내식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공항 라운지에서도 신라면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인천공항 내 모든 항공사 라운지에는 신라면이 비치돼 있다.

농심 신라면을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외국 항공사도 올해 처음 20곳을 넘겼다. 농심은 올 여름 멕시코 국적기 ‘아에로 멕시코’에 신라면을 공급하면서, 처음으로 남미 항공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로써 세계 최대 항공사 미국 아메리칸 항공을 비롯한 전 세계 20개 주요 외항사가 농심 신라면의 파트너가 됐다.

신라면의 비행 노선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을 오가는 노선은 물론, 최근에는 해외 노선으로 신라면의 영역이 넓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이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 ‘에어 아라비아’는 모든 노선에서, 필리핀 민영항공사 ‘세부퍼시픽항공’은 유럽·미주를 제외한 전 노선에서 신라면을 제공한다.

유나이티드 항공 기내식 바이어는 “외항사 기내식은 전 세계인이 먹어도 만족할 만한 보편적인 맛과 대중성을 고루 갖춰야만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농심 신라면은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2020년까지 외항사 기내식 공급을 지금보다 2배로 늘린다는 목표다. 우선, 농심은 국가별 맞춤 기내식 공급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신라면 외에도 취항 지역의 문화와 종교적 특성, 현지 시장 등을 고려해 제품을 다양화한다는 것이다.

중동 최대 허브 항공사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에서는 ‘두바이-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탑승객에게 육류 성분이 없는 농심 컵라면을 제공한다. 무슬림이 많이 이용하는 항공사이므로 종교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중동지역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을 기내식 입점으로 연결시킨 사례”라고 밝혔다.

또한, 농심은 주요 공항 라운지와 매점을 활용한 브랜드 노출 전략도 외항사 기내식 확대를 위한 방법으로 꼽았다. 공항 이용객들이 탑승 전·후 접하는 라운지와 매점에 신라면을 입점시켜 맛보게 한 뒤, 이를 기내식으로까지 입소문을 낸다는 전략이다.

현재 농심은 미국 뉴욕 JFK 공항, 캐나다 밴쿠버 공항 라운지와 매점 등에 신라면을 비치해 이용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이외에도 미국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등의 공항 라운지와 매점으로 신라면 입점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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