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통’ 박명순 본부장 이사로 선임…시너지 ‘박차’

▲ 박명순 AI사업본부장이 '누구 미니'와 신규 서비스 5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SK텔레콤이 본격적으로 아이리버와 시너지 창출에 나서는 모양새다. 다양한 IT기기를 제조한 아이리버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먹거리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실적이 부진했던 아이리버에게도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반전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리버는 지난 16일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상무)을 이사진에 포함 시켰다. 박 본부장은 고도화된 미래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SK텔레콤 미래기술원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미래기술원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업 솔루션 등 SK텔레콤의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장애예측, 가입자 분석, 잘못된 접근 발견, 데이터 처리 등 약 2665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SK텔레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기술적인 부분들도 책임지고 있다.

이에 IT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IoT를 실현하기 위해선 이에 따른 제조 역량이 필요한데 아이리버가 이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이 지난 8일 공개한 국내최초 이동형 인공지능 기기 ‘누구(NUGU)’의 제조를 아이리버가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정호 아이리버 대표는 “음향기기에 집중돼 있던 아이리버의 제조 역량을 ‘누구 미니’를 통해 음성 인식, 인공 지능 기기 제조까지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특히 최근 SM 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 인수를 통해 확보한 한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디바이스와 결합한 글로벌 AI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자회사 아이리버가 제조한 AI비서 '누구(NUGU)'. 사진=SK텔레콤

볕 뜰 날은 온다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가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2014년 SK텔레콤이 인수한 당시만 해도 아이리버는 MP3사업의 몰락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칫솔 건조기 등 주력 동떨어진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을 때다.

이후 SK텔레콤이 일명 앱세서리(애플리케이션+액세서리) 사업을 교두보를 삼아 IoT 시장확대를 천명했을 때도 아이리버는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면서 많은 이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아이리버는 매출 523억원, 영업손실 94억원 당기순손실 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AI와 VR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의 활성화는 아이리버가 실적 개선은 물론 그룹 내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라 설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AI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PC와 태블릿, 스마트 기기 생산 경험이 있는 아이리버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리버가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 합병한 점만 봐도 SK텔레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 합병을 통해 아이리버는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인공지능 셋톱박스 판매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본부장은 "이동형 AI 기기는 급변하는 ICT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술 개발의 결과물이기에 품질 경쟁력과 제공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삶의 동반자(Life Companion)'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리버는 SK텔레콤과 함께 IoT 신사업을 추진중으로 알려져 있다. K텔레콤은 스마트홈 기능을 탑재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천 옥길 센트럴힐' 공공임대아파트에 입주가 최근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900여 가구, 3000여명의 주민이 첨단 Io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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