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도쿄신문은 4일 북한이 지난달 초 스웨덴 비공식 접촉에서 “미국 측에 한국을 제외하고 양자간 평화협상을 갖자”고 제안한 사실을 보도했다.

신문은 6월1~3일 한중일 전문가와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비공개 협의에 참석해 북한 당국자 3명과 만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당시 북한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한국을 빼고 평화협상을 시작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 당국자는 미국 측에 “우리를 먼저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후 평화협정을 체결할지 전쟁을 할지 대화하자”고 제의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당국자는 특히 “한국을 협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고 한다.

아울러 북한 당국자는 또한 미국이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반발하면서 “미국이 제재를 중단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이에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취임 후 이들 북한 당국자를 2차례 접촉했지만 “이들이 종전에 비해 자신감이 넘쳤다”고 이상한 현상을 소개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앞서 올해 들어 북한은 실패한 것까지 포함해 미사일 발사 실험을 10차례가 감행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 중에는 고도 2000km에 달한 것도 있는 등 착실히 미사일 기술을 향상하고 있다. 이런 성과가 자신감을 높이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당국자들은 미국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비핵화에 응하겠다는 언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당국자들의 태도에서 “미국이 더는 설득할 게 없다고 판단해 귀국 후 대북 경제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안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6월29일 북한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중국 단둥(丹東) 은행 등에 대해 제재를 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링너 연구원은 역시 자신도 같은 건의를 했다고 확인했다.

한편 클링너 연구원은 관련 당사국 간 협의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북한 당국자의 신분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도쿄신문은 6월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재와 대화를 통한 단계적인 접근” 방식에 의한 북한 핵문제 해결을 강조했고 공동성명에는 남북대화 재개하겠다는 문 대통령 의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만을 상대하겠다는 자세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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