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발 중국 악재 불구 견조한 성장세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CC들은 일본‧동남아 노선 강화 전략과 아웃바운드 위주의 여객 수요가 맞물리며 괄목할만한 수송실적을 올리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CC 선두업체인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매출 2402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을 기록하며 11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동기 1732억원에서 38.6% 늘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6억원에서 73.7% 늘었다.

진에어는 1분기 매출 2327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을 올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부산도 신바람을 내며 고공실적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0%, 200% 이상 늘었다고 밝혔으며, 이스타항공은 매출 1200억원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역시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예상된다.

LCC들은 탑승객수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29일 국내 LCC 중 가장 빠른 기간안에 누적 탑승객 3000만명을 돌파했다. 2008년 7월 첫 취항 이후 8년 10개월만이다. 연간 수송실적에서는 2015년 537만여명, 2016년에는 780만여명을 수송해 전년 대비 45%나 증가하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에어부산도 오는 6월 누적 탑승객 3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에어부산은 2013년 5월 누적탑승객 1000만명, 2015년 9월 2000만명, 2016년 9월 2500만명을 돌파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6월 내 누적 탑승객 3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에어부산은 2015년 486만여명, 2016년 591만여명을 수송했다.

LCC 선두업체 제주항공은 지난 2월 기준 4000만명을 돌파했고,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1월 누적 탑승객 2000만명을 달성했다. 가장 늦게 취항을 시작한 티웨이항공도 5월 말 기준 1989만여명의 투적 탑승객 수를 기록, 2000만명 돌파에 바짝 다가섰다.

LCC들이 이처럼 호실적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중국 노선보다 일본과 동남아 등 주력 노선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LCC 전체 여객매출에서 중국 노선 비중은 5~10%에 불과하다. 올 들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이후 국내 여행객들이 중국 대신 일본과 동남아로 발길을 돌리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얘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정부가 부정기편 취항을 노골적으로 불허하자 단거리 노선 의존도가 높은 LCC들이 일본과 동남아 위주의 대체 노선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 실적 향상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LCC시장은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에어서울이 첫 취항한데 이어 플라이양양과 에어포항이 각각 오는 7월과 9월 비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LCC는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대응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항공기 4대 도입에 이어 올해 총 6대를 추가로 들여온다. 진에어는 3대, 에어부산은 4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한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2대, 4대를 새로 도입한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