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15% 달성 목표…'맛있는 맥주' 전략으로 오비·하이트에 도전장

▲ 롯데주류가 피츠 수퍼클리어를 다음달 1일 출시한다. 사진=롯데주류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로 절치부심했던 롯데주류가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를 통해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그동안 클라우드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대량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고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점유율을 굳건히 하면서 그나마 있던 점유율마저 하락세를 겪었다.

롯데주류는 피츠를 통해 이전의 맥주 맛은 유지하고 주력 맥주시장인 레귤러 맥주시장에 진입해 경쟁업체를 위협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다음달 1일 피츠 출시를 통해 국산 맥주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그동안 정체돼 있던 클라우드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클라우드는 2014년 출시 당시 시장점유율이 4%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물 타지 않은 100% 맥주’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신동빈 맥주라는 별칭까지 더해졌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출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7%대를 넘기면서 기대감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3%대로 반토막 났다.

이번에 출시하는 피츠는 자체 개발한 고발효 효모 ‘수퍼 이스트’를 적용, 발효도를 90%까지 끌어올려(일반 맥주는 발효도 80~85%) 깔끔한 끝맛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맥아는 햇보리를, 호프는 신선한 향이 특징인 유럽산 헤라클레스 홉을 사용했다.

또 물타지 않은 맥주를 강조한 클라우드와 동일한 ‘오리지널 그래비티(발효원액 그대로 제품화)’ 공법을 적용했다.

‘맛있는 맥주’를 전략으로 롯데주류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장악하고 있는 국산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롯데주류는 피츠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7000억원을 투자해 10만평 부지의 맥주 제2공장을 착공, 오는 7월 본격 가동한다. 전체 맥주 생산량은 3억ℓ까지 늘어나는데 이 중 대부분을 피츠가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혁 롯데주류 부회장은 지난 24일 “클라우드 등 프리미엄 맥주는 대량 소비에 한계가 있다”며 “수요가 많은 레귤러시장을 간과할 수 없어 피츠 수퍼클리어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클라우드와 피츠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오비맥주 ‘고급화’, 하이트진로 ‘가성비’

현재 국내 맥주업계는 수입 맥주 돌풍으로 자체 점유율 확보가 생존 경쟁에 필수가 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2억2055만ℓ로 전년동기(1억7091만ℓ)보다 29% 급증했다. 2014년 1억1946만ℓ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에 국산 맥주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지닌 오비맥주는 대응을 펼치고 있다. 맥주업계는 그동안 1~2년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신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기며 시장점유율을 굳건히 했다. 지난 2015년 6월 ‘프리미엄 OB 바이젠’을 시작으로 지난 3월에 출시해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호가든 체리’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차별화를 모색했다.

특히 오비맥주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고급화된 입맛을 사로잡고, 맥주시장에 주요 타깃이 아니었던 젊은 여성층까지 공략하면서 맥주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올해 1월 대표 브랜드인 ‘카스후레쉬’ 병 디자인을 지난 1994년 출시 이후 23년만에 처음으로 변경했다. 오비맥주는 신병 교체를 통해 카스만의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5일 국내 최초로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했다. 발포주는 맥주에 포함된 주원료 맥아‧보리의 비율이 보통 맥주의 3분의 2 수준인 맥주를 말한다. 필라이트는 355㎖ 캔 기준 출고가 711원으로 대형마트에서 만원에 12캔까지 구입이 가능하다.

최근 수입맥주가 편의점 등에서 4캔 만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기존 맥주 대비 40% 저렴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무기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가성비를 무기로 삼은 것은 국산 맥주 시장점유율 60% 수준인 카스를 기존 맥주 제품으로 뛰어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3의 맥주인 발포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초기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 필라이트는 주요 대형마트에서 시음행사를 시행한 첫 주말부터 인기를 끌며 20일 만에 초기 물량 6만 상자를 모두 팔았다. 이는 매년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맥스 스페셜호프의 판매량을 뛰어 넘는 실적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발포주의 새로움은 물론 가성비에 주목하면서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산 맥주가 해외맥주 열풍으로 체면을 못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취향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지금의 점유율은 충분히 변화를 보일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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