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림도 도시재생활성화 계획 발표…178억 투입

▲ 서울의 골목.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서울역 서쪽의 오래된 동네 중구 중림동이 국내 최초 공중보행길 ‘서울로7017’ 개장과 함께 보행과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도시재생 1번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과 만나는 첫 동네인 중림동 일대 50만㎡를 재생하는 ‘중림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25일 발표했다. 2019년까지 총 178억원을 투입해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한다.

중림동은 1960~1970년대 서울역 주변이 산업경제 중심지로 떠오를 당시 무작정 상경한 사람들이 무허가 주택을 짓거나 세들어 생활하면서 형성된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다. 중림동은 소설가 조세희의 작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축구장·독서실 등으로 쓰이고 있던 ‘손기정 체육공원’을 마라톤 특화 공원이자 손기정·남승룡 선수 기념공간으로 조성한다.

우리나라 최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를 재조명하는 한편 1936년 베를린올림픽 당시 손기정 선수와 함께 출전해 동메달을 수상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남승룡 선수를 ‘선의의 경쟁자’이자 ‘훌륭한 조력자’로 함께 재조명한다. 두 선수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 디자인, 프로그램 콘텐츠를 개발해 이곳을 마라톤의 성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손기정 체육공원 외에도 한국 최초 양식 성당인 약현성당, 우리나라 최초 수제화거리인 염천교 제화거리, 조선 후기 천주교 순교 역사를 담은 장소인 서소문역사공원 등 역사자원으로 활용하고 중림동 역사문화탐방로를 조성한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과 연결되는 중림로 일대를 걷기 좋은 길로 정비하고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염천교 수제화거리 활성화를 지원한다.

염천교 수제화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제화 장인 조직 구성과 기술교육을 지원하고 주문제작용·기능성신발 판매 전시회 등 기획사업을 추진한다.

약현성당의 경우 협소한 성당 진입구간(2곳)과 청파로변 전망대를 개선해 접근성과 조망을 확보한다. 중림동 역사문화탐방로는 주민 관광해설사·관광안내소 운영, 지도 제작 등을 통해 관광명소화한다.

청파로변 정비계획은 내년까지 수립된다. 성요셉아파트 앞 도로를 보행자우선도로로 조성하는 등 청파로 주변을 거리갤러리 등 문화예술이 있는 '한국의 몽마르트르'로 만들겠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로7017 끝 지점인 서울역 서부 인근부터 충정로역까지 이어지는 중림로 450m(폭 15~18m) 구간은 ‘중림로 보행문화거리’로 조성된다.

이밖에 서울시는 중림동을 포함해 회현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서울역 일대 등 총 5개 권역(195만㎡)을 아우르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을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6월), 시의회 의견청취(8월), 도시재생위원회 심의(10월) 등 과정을 거쳐 12월 중 고시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림동 일대가 서울로7017 개장과 함께 서울역 일대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 수립한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며 “서울역 서부의 낯선 동네였던 중림동이 유구한 역사와 서울역7017에서 뻗어나가는 보행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 본부장은 서울로7017 인근지역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해선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재생사업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인데 중요한 것은 양과 속도”라며 “급격한 변화를 제어하고 기존 주민들이 쫓겨나는 상황을 제어해야 한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어서 현실적인 한계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가 도시재생을 국정현안 의제로 상정해서 법제화할 듯한데 법제화 이전에도 건물주나 상인들과 주민협의체를 만들어서 논의하겠다”며 “장수마을이나 세운상가에서 해왔듯이 상생협약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