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동준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된지 한달이 넘어가면서 한중간 여행객이 감소하자 항공업계는 중국 노선 운항편수를 감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주요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수는 17만73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3만5000여명, 17%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이 지난 2월 자국 여행사에 한국관광 전면금지 조치를 내린 직후에는 여행객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지만 지난달에는 뚜렷한 하향세를 보인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중국의 여행금지 보복이 지속될 경우 성수기로 분류되는 다음달부터는 중국 여행객 감소율이 더욱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정기편을 감편하는 한편 이번 조치를 오는 6월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오는 23일까지 중국발 예약 부진 8개 노선의 항공편 총 79회를 감편하기로 한 조치를 오는 6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한시적으로 중국발 12개 노선 항공편 90회를 감편하기로 했지만 사드보복에 따른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감편을 연장키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중국 노선을 감편하거나 휴항을 선택하고 있는 중이다.

진에어는 주 7회 운항 중인 제주~상하이 노선을 주 4회로 축소하는 한편 제주도와 시안을 잇는 노선은 휴항하기로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에서 웨이하이, 인촨, 칭다오 노선과 제주~난닝, 대구~상하이 노선을 당분간 운항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스타항공도 청주공항에서 중국 선양, 닝보, 하얼빈으로 운항하는 노선과 제주도에서 취안저우로 향하는 노선을 다음달 30일까지 운항하지 않키로 했다.

노선 다변화를 통한 타격 최소화 방안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중국으로의 수요를 줄이는 한편 여름 성수기를 맞아 여행객을 다른 곳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하계 스케줄에 맞춰 미주, 구주 등 장거리 노선의 운항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올 하계 시즌 미주 노선을 동계 대비 최대 18회 증편했다. 먼저 4월 28일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12회로 5회 늘리고, 9월부터는 주 14회로 추가 증편한다.

시애틀 노선은 5월 1일부터 주 7회로 2회 증편하고, LA 노선도 6월부터 8월까지 기존 주 14회에서 주 19회로 5회 추가 운항한다. 라스베이거스 노선은 주 5회로 1회 늘어난다.

또 대한항공은 구주 노선 최대 16회, 러시아 등 CIS 노선은 최대 11회 증편 운항한다. 오는 4월 28일부터 스페인 제 2의 도시 바르셀로나에 주 3회(월,수,금) 신규 취항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월부터 10월까지 인천~베네치아 노선을 운항하는 한편 미주·유럽 노선을 증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편 대상 노선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에어서울은 서울(인천)~도야마(일본)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는 강수를 뒀으며 티웨이항공은 최근 일본 노선을 강화했다. 이스타항공도 일본과 홍콩 노선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 일본이 센카쿠 열도로 중국과 갈등을 빚었을 당시 일본 내 항공사들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장기 노선 확보 및 신규노선을 다수 개발한 것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은 중국 노선으로부터의 매출이 크지 않아 문제는 없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성수기에 매출을 크게 올리지 못하면 올해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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