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증권 양홍석 부사장

[파이낸셜투데이=이한듬 기자] 요즘 대신증권 양홍석(30) 부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경영일선에서 회사를 이끌어온 고모부 노정남 사장이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거래 혐의로 검찰의 사정칼날 위에서 위태로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어서다.

이미 검찰은 노 사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한 상태다. 물론 법원이 이를 확정할지, 아니면 보다 가벼운 처분을 내리게 될지는 오는 28일 열릴 선고공판에서 결정될 일이지만, 이번 사건이 ‘무혐의’로 끝나지 않는 이상 노 사장에게 남은 선택은 ‘퇴진’밖에 없다.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4조3에는 증권사 임원의 경우 가벼운 벌금형만 선고받게 되도 해임될 수 있고, 향후 5년간 동종업계에 발을 들일 수도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노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향후 대신증권 내부에 있을 경영체계 변동을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점치면서 양 부사장에게로 그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 부사장이 창업주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의 ‘적통성’을 이어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양 부사장은 양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지난 2004년 폐암으로 작고한 고 (故) 양회문 전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01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2006년 8월 공채로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07년 5월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 2007년 10월 대신증권 전무를 거쳐 2008년 2월 대신증권 부사장, 그리고 지난해 5월 대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의 직위에 올랐다.

이 같은 초고속 승진 과정을 미뤄보면 노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향후 대신증권호의 조타를 양 부사장이 이어받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각의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양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간 노 사장의 뒤에서 경영능력이 부각되지 않았지만, 만약 노 사장의 부재로 인해 양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그의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양 부사장은 서른 살의 젊은 나이인데다가 입사 5년에 불과하고, 또한 초고속 승진을 거치면서 현장경험을 쌓을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양 부사장의 경영능력 문제는 앞서 그가 대표이사 부사장 직위에 올랐던 지난해 5월에도 한차례 불거진 바 있으나, 당시에는 노 사장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양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노 사장의 선고공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경영체계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성급한 전망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 사장이 물러난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양 부사장이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기 보단 전문CEO를 기용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당장의 후임자를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노 사장의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외엔 다른 입장은 말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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