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은행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코스피가 연중최고치를 넘어 사상 최고치(2228.96)를 향해 치솟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이번 폭등장에서도 예외 없이 개인투자자들의 소외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자 주체별 코스피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연초 이후 수익률(지난 21일 기준)을 집계한 결과,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2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종가 기준 2026.16에서 2178.38로 7.5% 올랐다. 폭등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시장 수익률은 커녕 손실을 낸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내 종목만 지하로 처박히는가” 등의 개인투자자 사연이 줄을 잇는다.

실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20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6개에 불과했다. 한국항공우주(-13.9), 고려아연(-13.9%), LG디스플레이(-4.9%), KT&G(-5.0%), 효성(-16.5%), 아모레퍼시픽(-12.8%), 롯데케미칼(-1.2%), 현대백화점(-14.2%) 등 14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시장 수익률의 두 배 가까운 고수익을 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종목 평균 수익률은 13.0%를 기록했으며, 20종목 가운데 16개 종목이 오르고, 4개 종목만 떨어졌다.

기관 순매수 상위 20종목 평균 수익률은 14.4%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20종목 가운데 하락종목은 3개에 불과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 수익률이 모두 상승해 가중치를 반영하면 더 많은 이익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현대차는 이 기간 15.4% 올랐으며, LG전자(33.3%), 포스코(8.9%), KB금융(17.1%), 삼성SDI(24.3%), 엔씨소프트(17.8%) 등 상위 종목 대부분이 시장수익률 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저조한 이유가 분석 능력의 차이에서 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정보력 측면에서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열세인 점이 수익률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기관이나 외국인은 투자를 할 때 탐방, 지표 분석 등 수개월에 걸쳐 꼼꼼히 따진 후에 투자하는 데 비해 개인투자자는 합리적 분석 보다는 감(感)이나 풍문에 의존하는 기질이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투자자는 우량주보다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위해 변동성이 큰 종목을 선호하고 추종매매를 일삼는 데 수익률 차이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어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공매도 환경은 덩치가 큰 외국인과 기관에겐 자유롭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개미들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정보적 측면의 불리함도 있지만 대주한도, 대주기간, 증거금 등의 제약으로 공매도 기회를 공평하게 누릴 수 없다”며 “양 방향 투자가 가능한 외국인·기관과 한 방향만 투자가 가능한 개인투자자의 싸움 자체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 주체별 수익률은 매수가를 고려하지 않고 1월 1일부터 3월 21일까지 주가를 단순 계산한 결과로, 추세적인 의미의 숫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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