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이후 자동차 수출입 현황.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동준] 자동차업계가 세계 2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측이 한미 FTA 재협상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사드(THAAD)를 빌미로 반한 감정을 키우고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자동차업계는 타격을 입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부문 대한 무역적자가 크기 때문에 재협상시 집중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미국산 자동차의 한미 FTA 발효로 인한 실익이 국산 자동차보다 크다며 억울해하는 분위기다.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은 지속 늘었던 반면,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지난해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한미 FTA 발효 1년차인 지난 2012년 108억 3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60억1800만 달러로 48%나 상승했다.

하지만 연도별로 보면 관세가 완전 철폐됐던 지난해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수출시 4년간 적용됐던 관세 2.5%는 지난해부터 완전 철폐됐다. 그러나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10.5%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 성장률(금액 기준)은 지난 5년간 2012년 88%, 2013년 16%, 2014년 17%, 2015년 30%, 2016년 37% 등으로 크게 성장했다.

한미 FTA로 한국의 대미 승용차 수입 관세는 기존 8%에서 4%로 즉시 내려졌고, 지난해에는 관세가 철폐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미 FTA 재협상으로 미국산 자동차에 더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질 경우 수출뿐 아니라 내수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움직임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사드 배치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도, 중국의 반한 감정이 커질 경우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2년 일본이 센카쿠 3개 섬의 국유화를 강행하자 중국 내에서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이 번졌고, 일본 자동차는 판매가 한 달 새 절반으로 떨어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을 겨냥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