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은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주최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2.25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웠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다가오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도 100만(주최 측 추산) 촛불을 결집시키며 총력전을 펼쳤다.

퇴진행동은 이날 주말 17차 촛불집회를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민중총궐기 대회로 시작했다. 서울의 한낮 기온이 7도까지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를 보이면서 시민들은 일찌감치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헌법재판소(헌재)가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을 27일로 정하면서 박 대통령 탄핵의 신속한 인용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시민들은 ▲박근혜 탄핵 ▲박근혜 퇴진 ▲특검 연장 등이 적힌 빨간 플래카드와 ‘안전한 나라에 살고 싶어요’ 등 문구가 새겨진 노란색 풍선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박 대통령을 향한 풍자도 거세졌다. 광화문 한복판에는 박 대통령을 가둔 광화문 교도소가 세워졌다. 교도소 철장 상단에는 ‘면회 금지, 혼이 비정상’이라는 글귀가 붙였다. 박 대통령과 국정농단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의 사진이 붙은 탱탱 볼을 치는 ‘하야펀치’라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하늘에는 ‘탄핵 연’이 날아다녔다.

오후 4시부터 ‘박근혜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란 주제로 올해 첫 민중총궐기가 열렸다. 시민들은 촛불의 민심을 읽고 헌재가 2월 안에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폐청산과 인적청산도 요구했다.

대학생 대표로 무대에 선 박모씨는 “우리는 이 정권 자체를 종식시키고 박 대통령을 감옥행 급행열차에 태워야 한다”며 “박 대통령은 약한 여성이니 세월호 책임을 묻지 말라고 하는데 이는 다른 여성들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직무대행은 “촛불의 승리는 죄지은 사람을 감옥에 보내고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라며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해 박 대통령 구속과 탄핵을 넘어 재벌 총수 구속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게 바로 촛불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본 집회는 오후 6시부터 시작했다. 퇴진행동은 ▲박근혜를 탄핵하라 ▲박근혜가 주범이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재벌도 공범이다 ▲재벌도 구속하라 ▲특검을 연장하라 ▲촛불의 명령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퇴진행동은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은 기만과 꼼수를 벌이고 있고 협박도 서슴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농단 세력 반드시 끝장내고 촛불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광화문 광장에는 100만명(주최 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올해 들어 최대 인원이 집결한 것이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유발언에서 박 대통령 탄핵 인용과 특검 연장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헌정유린과 국정농단의 주범은 아직도 청와대에 눌러앉아 버티고 있다”면서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도 거부하면서 특검의 대면조사조차도 거부하면서 파렴치한 중범죄자가 국민을 농락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박 대통령 탄핵도 중요하지만 수사기관 연장도 매우 시급한 과제”라며 “특검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특검연장을 묵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이 이대로 종료된다면 역사에 대한 죄악이고 미래에 대한 죄악이 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경산 문명고등학교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이용기 교사도 촛불집회에 참석해 국정교과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 교사는 “문명고 이사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연구학교 추진 이유를 부친이 5·16 민족상을 받고 새마을 운동에 앞장섰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역사교과서는 언제든지 수정·보완할 수 있지만 3월 새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학생들이 설레는 3월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가수 박창근 밴드와 허클베리핀, 김원중씨의 공연도 펼쳐졌다.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씨는 탄핵 마술쇼로 분위기를 띄웠다. 오후 7시 50분에는 소등퍼포먼스와 동시에 ‘황교안은 퇴진하라’, ‘박근혜는 구속하라’는 구호와 함께 함성이 광화문광장에 울려퍼졌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와 함께 촛불 파도타기도 이어졌다.

퇴진행동은 본 집회를 마친 뒤 오후 8시 10분쯤부터 청와대와 헌재 방면으로 행진을 벌였다. 청운동길과 효자동길, 삼청동길 등 ‘청와대 포위’ 행진과 동십자각 방면, 낙원상가 방면 ‘헌법재판소 2월 탄핵 촉구’를 위한 행진으로 진행됐다.

종로 SK서린빌딩, 롯데백화점, 한화빌딩 앞에서는 ‘이재용도 구속됐다! 뇌물죄 다른 재벌총수들도 구속하라!’ 항의 발언이 이어졌다. 1분간 함성과 구호, 나팔 불기, 촛불 파도타기 등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행진을 마친 대열은 광화문광장 북단 무대로 돌아와 마무리 집회를 진행한다. 경찰은 촛불·맞불집회에 대비하기 위해 212개중대 1만7000여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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