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동준 기자] 애경그룹 계열 제주항공이 일본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 계획을 변경했다. 방사능 노출 등 건강문제를 우려한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운항을 강행키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출발지를 후쿠시마에서 센다이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운항 계획 변경을 두고 최남규 제주항공 사장과 노조가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CEO레터에서 “최근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계획과 관련한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제주항공 가족 여러분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 후쿠시마 전세기 운항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 사장은 “후쿠시마 지역이 객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면서 여론에 떠밀려 하는 수 없이 비행기를 센다이로 돌리게 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후쿠시마 시내 중심지는 물론 후쿠시마공항 모두 방사선측정치가 정상수치라는 객관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공항과 56km 떨어진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 용기 내의 방사선 수치가 지속 오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비교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또 “승무원들의 승무일정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강제투입’ 등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으로 우리회사를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라고 했다.

제주항공 내부 직원의 말에 따르면 조종사와 객실승무원들 대다수가 후쿠시마행 항공기에 탑승하는 것을 꺼려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운항이 계획된 다음달 18일과 20일 스케줄이 비어있는 직원들은 이미 휴가를 내놓은 상태다.

제주항공은 매달 25일 승무원 운항스케줄을 발표하는데 이런 문제 때문에 이달은 오는 28일에나 스케줄이 확정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최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후쿠시마 전세기 운항 취소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며 “이번 전세기는 우리 국민이 아닌 100%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단발성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한일 노선은 회사가 지속 성장을 위해 반드시 확대해야하는 곳”이라며 “이번 운항 취소 결정에도 양국간 인적 교류의 초석이 되기 위한 한일노선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사장은 “이번 비운항 결정으로 인해 서울여행에 차질을 받으실 후쿠시마 시민들께는 죄송스럽다”는 뜻도 보였다.

제주항공 조종사노조는 최 사장의 이같은 발언들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방사능 논란도 문제거리지만 회사가 친일기업을 자처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조종사노조는 센다이도 운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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