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수입차 수요↑…“적극적 마케팅 필요”

▲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 사진=마세라티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마세라티의 한국 법인 설립 연기에 대해 적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급 수입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법인 설립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야된다는 것이다.

22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산하 슈퍼카 브랜드 마세라티는 한국 법인 설립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법인 설립을 위해 본사 직원을 파견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지만 지난해 5월 레이드 빅랜드 신임 마세라티 최고경영자(CEO) 선임 이후 당분간 설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빅랜드 CEO는 투자에 보수적인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마세라티의 오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국내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것은 맞지만 고급 수입차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어 국내에 법인을 설립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야 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수입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음에도 규모면에선 2015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입액은 106억3300만달러(약 12조1000억원)에 달했다.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국내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렸던 폭스바겐이 지난해 1만3178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63.2% 급감한 것을 감안한다면 선방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수입 고급차들의 선전이 한몫했다. 고급 모델이 많은 1500cc 이상 가솔린차가 수입액 중 절반에 가까운 42억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또 지난해 10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프리미엄 수입차는 13만6523대로 같은기간 대비 3.2% 증가한 반면 대중 브랜드 수입차의 판매량은 23.3% 떨어진 4만9278대에 그쳤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폭스바겐 사태 이후로 디젤엔진을 주로 사용했던 수입 대중브랜드들이 역성장했다”며 “하지만 고급 수입차에 대한 수요는 유지되고 있는 만큼 마세라티의 법인 설립 연기는 오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완성차업계 관계자도 “BMW와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약진하면서 희소성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마세라티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세라티의 지난해 국내시장 판매량은 약 130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세라티의 공식 수입사 FMK 관계자는 글로벌 정책에 따라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