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운영 필요…수익성·내부 화합 둘 다 중요

▲ 연임이 결정된 정문국 ING생명 사장과 서울 중구 소재 ING생명 본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임기가 3년 보장되면서 기업 상장이라는 당장의 과제와 함께 실적과 내부 화합을 모두 챙기는 장기적 경영 책임을 지게 됐다.

1일 ING생명에 따르면 최대주주 MBK사모펀드는 최근 정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으며, 오는 3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3년 임기가 재보장됐다.

정 사장은 당장 새 임기 시작부터 기업 상장이라는 큰 과업을 맡게 됐다. 최대주주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ING생명 지분 100% 전량을 매각하려 했지만 실패하면서 상장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MBK사모펀드는 이달 중으로 한국거래소에 ING생명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5월에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임기가 2020년 초까지 이어지는 만큼 회사의 장기적 경영 방향을 고려해야 하는 임무도 받았다. 상장으로 최대주주가 ING생명에 들인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협조하면서, 회사 가치를 안정적으로 다지는 두 가지 노력이 함께 병행돼야 하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일단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면에선 합격이라는 평이다. 정 사장이 2014년 2월 취임한 후 수입보험료는 ▲2014년 2조7707억원 ▲2015년 3조5802억원 ▲2016년 1~11월 2조8845억원 등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014년 1948억원·2235억원 ▲2015년 3138억원·3048억원 등 호실적을 이뤘다. 2016년 실적은 전년보다는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생명보험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ING생명 성적은 선방이라는 진단이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RBC비율도 ▲2014년 388.6% ▲2015년 324.9% ▲2016년 9월 말 346.2% 등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훌쩍 넘는 수준을 꾸준히 수성하고 있다. RBC비율은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일시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나타낸 지표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성과가 매각 성공을 위한 반짝 성과로 남지 않고, 상장 후에도 유지된다면 정 사장의 ING생명 수장 역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어려운 문제도 남아있다. 진정 안정적 회사 경영을 위해서는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노조와의 화합, 2014년 희망퇴직으로 벌어진 내부 분위기의 봉합이 필요하다.

갈등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탓에 ING생명 내부에서는 정 사장이 연임 후 최대주주 요구에 따라 실적 우선주의, 투자금 회수에만 매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4년 전체 평직원의 약 30%가 희망퇴직하면서 이같은 비판이 불거졌던 탓이다. MBK사모펀드는 2013년 말 ING생명을 인수하면서 3년 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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