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재 편집국장

특검에 긴급체포 돼 끌려가던 최순실이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자신을 불러들인 특검을 향해 “민주주의 특검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아침시간대 이 모습이 전국에 방송 돼 또 한번 국민의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했다. 아니 깜짝 놀랐다. 마치 사자후(獅子吼)를 토해내는 모습에 소스라치듯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그녀의 행동에는 전혀 반성의 기미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후안무치(厚顔無恥)에 뻔뻔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순실 얼굴만 봐도 집단 노이로제에 혐오증이 극에 달한 요즘이다. 지난해 말부터 해를 넘겨 수 개월간 최순실 정국으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눈만 뜨면 쏟아지는 최순실과 관련된 온갖 종합선물세트 같은 부정부패 비위 소식에 우울증에 빠질 상황이다. 지금이 무슨 세기말적 상황도 아니고 온갖 추악한 방법으로 국민을 기만한 장본인이 아니던가.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이자 장본인인 그의 얼굴을 보는 것만도 시쳇말로 밥맛이 떨어질 지경이다.

주위 많은 지인들이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어수선한 연말 같고, 설 명절이 코 앞인데도 즐겁거나 흥이 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이 하수상한 시국의 모든 원인 제공자가 바로 다름 아닌 최순실이다.

그런 그가 오히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듯 특검에 책임을 돌리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항의하는 모습이라니. 기가 안차 실소(失笑)가 나오고 섬뜩할 뿐이다.

하도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간 온갖 음모에 트릭이 횡행하다보니 최순실의 이번 쇼도 모종의 자기들끼리의 작전이 아닐까 라는 추측마저 낳게한다.

안해도 될 추측을 해야하는 참으로 우스꽝스럽고 무섭고 비참한 현실에 국민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최 씨는 특검팀이 공식수사에 돌입한 이후 지난달 24일 소환에 한 차례 응한 이후 연달아 여섯 번 소환에 불응하며 버텨오다 이날 강제소환된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억울하고 할 말이 많다면 떳떳하고 당당하게 특검조사를 통해 사법부 앞에서 밝힐 일이다.

여전히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고, 역사 앞에 오만한 그녀를 보며 희망보다 절망을 먼저 떠올려야 했음은 비단 기자뿐이었을까?! 아직 갈 길이 먼 대한민국의 현실이 씁쓸하다.

<이완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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