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재개발 연간 분양물량.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기자] 내년 전국 310개 사업장에서 29만여가구의 민영 아파트가 분양할 예정이다.

22일 부동산114가 내년 민영아파트 분양물량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보다 20.67%(7만7746가구) 줄어든 29만8331가구가 내년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보다는 줄었지만 최근 5년 평균 물량(29만4734가구)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11.3대책으로 분양시장 기세가 꺾이면서 올해 물량이 일부 이월된 것도 있지만 최근 2년간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부동산3법 통과 이후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공급과잉 논란과 금리인상 등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어 당초 사업을 서둘러 진행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실제 내년 분양예정 물량 중 재건축·재개발은 39.5%(11만8083가구)를 차지한다.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초과이익환수 폐지, 재건축 조합원 주택 수 완화 등 부동산3법 통과로 사업에 속도가 붙었고 일반분양 물량이 내년에 대거 포함됐다.

재개발은 서울 강남구 양천구 신정2-1지구, 영등포구 신길12촉진구역, 은평구 응암제2구역 등에서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1지구, 강동구 천호뉴타운2구역, 서초구 신반포6차 등은 재건축 일반분양으로 계획돼 있다. 지방에선 부산 동래구 온천2구역, 울산 중구 복산1구역, 창원시 회원1·3·5구역 등을 준비 중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5만6658가구, 지방 14만1673가구가 분양한다.

경기(9만882가구)가 가장 많고 서울(5만4004가구)과 부산(3만5261가구)이 뒤를 이었다.

이어 경남(1만8768가구), 충남(1만7530가구), 인천(1만1772가구), 강원(1만931가구), 충북(1만689가구), 대구(9505가구), 전북(8993가구), 울산(7538가구), 경북(7438가구), 대전(6449가구), 세종(3568가구), 광주(3323가구), 전남(1388가구), 제주(292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11.3대책 전매제한 기간을 조정한 지역의 경우 7만9378가구를 분양한다. 이는 오히려 올해(7만6622가구)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어서 11.3대책으로 인한 분양물량 감소 효과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상우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전매제한 기간이 조정된 지역에서 내년에 오히려 분양물량이 증가해 11.3대책으로 인한 분양물량 감소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특히 서울은 전매기간 조정과 상관 없이 분양물량이 대거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시기는 아직 정하지 못한 곳이 상당수다. 분양시장 불씨가 완전히 꺼지기 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집단대출 잔금 여신규제 강화, 조기 대선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많아 시장 분위기를 살펴본 뒤 일정을 잡겠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일정을 잡은 물량 기준으로 보면 성수기로 꼽히는 3월과 9월에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3월엔 3만1815가구, 9월엔 2만7262가구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 예정물량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줄어들 가능성도 남겨놓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11.3대책 이후 서울과 동탄2, 세종 등의 청약경쟁률이 낮아졌고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해져 건설사가 공격적으로 분양을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금리인상 리스크에 더해 은행권 대출심사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지표를 활용키로 해 신규대출가 까다로워진 만큼 분양시장 기세는 한 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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