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7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다.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몸집을 불리던 가계대출이 본격적 금리 상승에 앞서 대출을 받아두려는 선수요까지 몰리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에 비해 8조8000억원 증가한 7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2008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역대 두번째이자, 1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한은에 따르면 2010~2014년 11월 평균 증가액은 3조9000억원 수준이며, 가계대출 증가액의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10월의 9조원이다.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 증가액도 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담대는 지난 한 달 동안 6조1000억원이 증가해 총 529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주담대의 2010~2014년 11월 평균 증가액은 3조원이며,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4월의 8조원이다.
주담대 증가액은 올해 1월 2조7000억원, 2월 2조6000억원을 기록하다가 봄 이사철을 맞아 3월 4조4000억원, 4월 4조6000억원으로 불었다. 이후 5월 4조7000억원, 6월에는 4조8000억원, 7월 5조7000억원, 8월 6조1000억원으로 계속 오름세를 나타내다 지난 9월 5조2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10월 들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주택거래가 꾸준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집단대출 등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출금리 상승 조짐이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금리 상승에 앞서 미리 대출을 받아두자는 수요까지 가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00가구로 전월(1만3000가구)보다 소폭 줄었으나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월 8000가구, 5월 1만가구, 6월 1만2000가구, 7월 1만4000가구, 8월 1만2000가구, 9월 1만1000가구, 10월1만3000가구로 꾸준한 모습이다.
주담대를 제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도 2조7000억원으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결제 수요 등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의 2010~2014년 11월 평균 증가액은 9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2조6000억원으로 전월(4조6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기업대출 증가규모가 축소된 것은 중소기업 대출(3조2000억원)이 전월(4조1000억원)에 비해 줄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에 따른 대출 수요가 사라지면서 줄어들었다.
대기업 대출(-7000억원)은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기업들의 단기차입금 상환 등이 이뤄지면서 전월(5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의 수신잔액은 1462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2조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전월 부가가치세 납부로 인출됐던 기업의 결제성자금이 재유입된 영향으로 8조원이 늘었다. 정기예금은 3조원이 늘어 전월(6조2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양도성예금증서(CD)는 1조2000억원 늘었고, 머니마켓펀드(MMF)는 국고여유자금 및 일부 금융기관의 단기여유자금 유입으로 4조2000억원 늘었다. 채권형 펀드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증가폭이 3조3000억원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