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신임 경제부총리 내정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청와대는 2일 신임 경제부총리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내정한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30년 넘게 공직에 몸 담았던 인물로, 주로 금융 정책과 관련된 부서 경험을 쌓아 왔다.

특히 이번 개각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국정 안정용 개각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중재의 달인’으로 불리는 임 내정자의 특색을 고려한 측면이 보인다.

다만 이같은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최근까지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도, 결국 노동계와의 갈등만 남긴 채 금융위원장 직을 떠나게 된 점은 ‘옥의 티’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는 행정고시를 통해 1981년 공직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재정경제부에서 은행제도과장과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국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그러다 2013년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되면서 민간 금융사로 ‘깜짝 이직’하며 눈길을 끌었다. 무려 33년 만에 공직에서의 외도였다. 이후 2015년 3월 소규모 개각 당시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며 다시 정부로 ‘컴백’했다.

임 내정자가 ‘중재의 달인’이라는 별칭을 붙은 건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이었다. 농협금융지주로 적을 옮길 때만 해도 이른바 모피아 출신인 데다 온화한 성격 탓에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센 곳에서 잘 버틸 수 있겠냐는 우려가 많았다.

임 내정자의 농협금융지주 취임 당시 신동규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갈등을 빚다가 “농협금융은 제갈량을 데려와도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자진사퇴한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 내정자 앞에 놓여 있던 최대 과제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였다. 당시 농협중앙회 조합장들은 이에 회의적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임 내정자가 조합장들을 대상으로 인수의 필요성을 설득하면서 취임 6개월 만에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금융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노동계와의 갈등 최선두에 서 있었다. 결국, 임 내정자는 끝내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 채, 경제부총리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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