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최순실 씨에 연설문을 전달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민심은 진화가 어려울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탄핵’이나 ‘하야’가 실시간 검색어를 오르내르는 등 ‘박근혜 탄핵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씨는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제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입수하고 일부 수정하기도 했다는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다만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사과 직후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는 ‘탄핵’이 자리했고 뒤이어 ‘박근혜 탄핵’, ‘박근혜’, ‘하야’ 등이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뿐만아니라 오늘의유머, MLB파크, 루리웹, 보배드림 등 진보성향 거대 커뮤니티는 물론, 극우성향의 일베저장소에서도 탄핵과 하야에 대한 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주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자는 글이 나오기도 했다.
야당도 “해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운장 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당신 할 말만 하고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질문도 받지 않고 들어가셔서 감동을 못 느꼈다”며 “국민이 과연 저 정도 사과를 받아들일까 의구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달 이상 국정혼란을 초래하고 현 정부의 국기문란을 초래한 이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단순히 개인적 관계에 대해 유감표명을 한 것에 그쳤다”며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대통령이 전혀 상황인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단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수용할 수 없다. 뭘 잘못했는지, 그래서 뭘 하겠다는 말은 없었다”며 “모처럼 고개는 숙였지만, 거짓말로 국민을 철저히 우롱한 기자회견이었다”며 질책했다.
심 대표는 특히 ‘최순실 게이트’가 국기문란에 해당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동의하며 “탄핵도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야당이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면 새누리당은 (탄핵을) 12번도 더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