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낙하산 인사와 허위공시 등 증권가 이슈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부담은 줄었지만, 최경수 거래소 사장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 수장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증권가도 국감의 칼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7일 금융위원회 국감에 정지원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29일 금융감독원 국감에는 최경수 이사장과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 류혁선 미래에셋증권 투자솔루션부문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주요 신문 내용은 ▲한국거래소 공시 문제 ▲한국증권금융 운영 및 낙하산 인사 ▲자본시장 관계법령 위반 ▲금융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 등이다.

올해 금융권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정무위 국감에서는 단골손님인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증권가에도 십자포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달 29일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면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조 전 비서관은 2004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부터 메시지 담당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해왔으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3년 5개월 간 근무한 뒤 지난달 사퇴했다.

정치권은 정지원 사장을 상대로 금융분야 경력이 전무한 조 전 비서관을 신임감사로 선임한 배경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서 올해부터 국감 피감기관에서 제외됐지만 낙하산 인사의 칼끝을 피하긴 어렵다. 중국원양자원의 허위 공시와 관련해 최경수 이사장이 증인으로 국감장에 서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당초 최 이사장은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연임이 유력시됐지만 후보 공모 과정에서 연임 의사를 접었다. 이후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 전 부위원장은 2012년 금융연구원 부원장에 선임된 후 18대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2013년 3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연초에는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앞서 정무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22일 “정 전 부위원장은 연피아와 관피아, 정피아의 삼박자를 갖춘 보기 드문 낙하산”이라며 “후보자 추천과 선임절차도 친박 실세를 내리꽂기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면 비판했다.

현재 거래소 노동조합을 비롯해 사무금융노조는 정 전 위원장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의 허위 공시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4월 홍콩 업체로부터 대여금과 이자 74억원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했고, 계열사 지분 30%가 가입류됐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중국원양자원은 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답변을 제출하지 못해 지난 4월부터 석 달간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지난 7월 거래소의 중국 현지조사 결과 중국원양자원에 대한 소송이 허위로 밝혀지면서 불성실공시법인 및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거래소는 2억원의 공시위반 제재금을 부과했다.

앞서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009년 기업공개 후 1년 이상 최대주주를 허위로 기재해 2012년 4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20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8월 판매해 이틀 만에 완판을 기록한 베트남 랜드마크72오피스빌딩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불완전 판매도 국감 도마에 오른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류혁선 투자솔루션부문 대표로 바뀌면서 책임 있는 답변이 나올 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사모상품은 개인투자자 49명까지 모집할 수 있지만 미래에셋증권이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외(SPC)를 15개 만들어 개인투자자 500여명에게 판매했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가 50명이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 발행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미래에셋증권이 공모 발행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은 물론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정치권은 김홍제 HMC투자증권 사장을 상대로 퇴직연금의 현대차 그룹 계열사 비중이 86%가 넘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심상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퇴직연금의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별 계열사 비중 현황’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과 HMC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각각 97.1%, 86.7%로 가장 높았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퇴직연금을 몰아준 셈이다.

이들 회사는 2013년 50개 금융회사들이 ‘보험일감 몰아주기’를 줄이기 위해 2015년까지 총 적립금 대비 계열사 적립금 비중을 50% 이하로 낮출 것을 결의했지만 참여하지 않은 채 80~90%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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