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병인 기와, 야옹정.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우진 기자] 문화재청은 9일 경북 예천군 용문면 맛질길 55 야옹정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17호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30호인 야옹정은 조선 중종 때 학자 야옹(野翁) 권의(1475~1558)의 아들 권심언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다. 아버지의 호를 따서 야옹정이라고 이름 붙였다.

건물의 수리 내력이 적힌 중수기에 따르면, 임진왜란 전인 1566년(명종 21)에 건립됐다. 지붕에는 1566년을 가리키는 ‘가정 병인(嘉靖 丙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남아 있다.

야옹정은 조선 전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평면은 전체적으로 정면 4칸, 측면 4칸의 ‘고무래 정(丁)’자 형이다.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에만 놓여 있다. 공포를 이루고 있는 새 날개 모양의 익공이 짧고 강직한 점, 창호의 가운데에 문설주가 세워진 영쌍창 등은 조선 전기 건물의 특징이다.

지붕의 서까래 위에 놓이는 평고대와 착고막이를 하나의 부재로 만든 통평고대는 이 건물의 가치를 더해준다. 고려 시대 건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는 기법으로 야옹정의 오랜 역사를 드러낸다. 건물 내부의 천장 등 곳곳에는 단청의 흔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정자에 단청을 한 것은 보기 드문 예다.

문화재청은 “1566년 최초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야옹정은 임진왜란 이전의 한국 건축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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