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최근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기를 누리는 반면 코스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 간 실적 성장률 격차가 확대되는 데다가, 외국인과 기관들의 자금 유입도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대선 이슈가 남아있어 코스닥의 부진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따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672.49에 마감하면서 연초 대비 1.4%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같은기간 5.1% 올랐다.

코스피는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우려 약화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빠져나가면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제약과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788선까지 올랐지만 현재 670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이후에는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 등 코스닥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통상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성장성이 높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의 매출액, 영업이익 증감률을 살펴보면 코스닥의 성장성이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코스피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8.1% 증가하면서 코스닥(15.3%)보다 높았다. 사실상 코스닥의 투자 매력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성장성 측면에서는 코스닥과 코스피의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률 격차가 감소하고 있고, 기업 실적 전망치도 코스피는 상향 조정이 지속되는 반면 코스닥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코스피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의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3월 이후 코스피는 지속적으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코스닥은 7월 이후 하향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실적 전망치가 코스닥의 상대적, 절대적 성과 부진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도 코스닥에 우호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고 연구원은 “외국인의 시가 총액이 큰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은 패시브 성격의 바스켓 매매가 대부분이다. 연초 이후 외국인의 비차익 누적 프로그램 매매 금액이 전체 외국인 누적 매수 금액보다 높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등 기관의 수급도 우호적이지 않다. 실제 올해 3월 3조9000억원까지 증가했던 중소형주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지난 7일 3조5000억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

문제는 실적과 수급 측면에서 코스닥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고, 당분간 상대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11월 미국 대선 등의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고 연구원은 “개인의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특성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매 물량 출회가 심심찮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미국 대선,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매를 활용한 저가 매수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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