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민이 서울 여의도 소재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전광판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전환사채 발행이 4년여 사이 4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악화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발행이 쉬운 전환사채로 눈길을 돌린 영향으로 보고 있다.

발행사들의 주가 등락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확인돼 크게 연관성은 찾기 어렵지만, 1년 이후 주가 관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효하다는 평가도 따른다.

6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23일까지 335건의 전환사채가 발행됐다.

전환사채 발행건수는 2012년 76건에 불과했지만 ▲2013년 83건 ▲2014년 227건 ▲지난해 345건으로 3년 사이에 4.5배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전환사채 발행건수는 이미 지난해를 넘어서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기업이 66건, 코스닥기업이 269건으로 전환사채 발행이 코스닥시장에 몰렸다.

김영각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이 기업실적 악화로 연결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신용등급도 타격을 받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발행이 용이한 전환사채 시장으로 몰렸다”며 “코스피보다는 실적 악화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신용등급이 악화된 기업이 코스닥에 많았다”고 분석했다.

발행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7월을 기준으로 코스피 기업들의 전환사채 발행 공시 규모는 1조4562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기업을 비롯해 GS건설의 해외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코스피기업의 발행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211% 급증했다.

기업별로 GS건설은 422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진중공업(1547억원) ▲SK디앤디(800억원) ▲사조동아원(1000억원) ▲아이에스동서(2000억원) ▲웅진에너지(677억5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환사채 발행 이후 주가 흐름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까지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의 주가 흐름을 추적한 결과, 상승한 기업과 하락 비율이 3개월을 기준으로 각각 28대 20으로 나타났다. 1년 기준으로는 30개 기업은 주가가 올랐지만, 18개 기업은 주가가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전화사채 발행과 주가의 등락을 연관해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며 “단지 1년 이후 주가 상승 비율의 증가는 발행회사 입장에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추가로 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관리의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환사채는 주식과 연계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발행기업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를 획득하는 채권의 성격을 갖지만,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면 주식으로 교환해 자본 차익을 추구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아직은 공모가 아닌 사모를 통한 발행이 대부분이어서 일반 투자자들이 직접적으로 접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낮은 금리 제시에도 불구하고 일반 회사채보다 발행이 용이하고,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전환사채는 향후 투자의 한 방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