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곳 늘고 10곳 줄고…거래시간 연장 앞두고 ‘눈길’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올해 첫 수수료수익 성적에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키움증권은 1년 전보다 20% 가까이 급증한 수수료수익에 함박웃음을 지은 반면, HMC투자증권는 10% 넘게 줄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수수료수익은 금융상품, 이자와 함께 증권사 매출의 주요 기반인데다, 오는 8월 국내 주식시장의 매매거래 시간이 연장되면 수수료 시장의 ‘파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조원 이상 26개 증권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이들의 수수료수익은 1조378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477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분기보고서를 내지 않는 2개사(LIG투자증권·한국SG증권)와 3월 말 결산법인으로 아직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신영증권 등 3개 증권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증감별로 보면 전체 흐름처럼 1년 전에 비해 수수료수익이 늘어난 증권사가 13곳으로 감소한 경우(10곳)보다 많았다.

◆키움은 큰폭 증가세, HMC 큰폭 감소세

수수료수익이 늘어난 증권사들 가운데서는 키움증권의 증가세가 가장 돋보였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수수료수익은 548억원으로 전년동기(459억원) 대비 19.4% 증가했다.

이어 KB투자증권의 수수료수익이 271억원으로 같은기간(235억원) 대비 15.3% 늘며 증가폭이 컸다. 대신증권은 582억원에서 666억원으로, NH투자증권은 1331억원에서 1523억원으로 각각 14.4%씩 증가했다.

이밖에 1년 전에 비해 수수료수익이 늘어난 증권사들은 ▲한국투자증권 11.5%(1230억원→1372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9.6%(157억원→172억원) ▲교보증권 6.4%(438억원→466억원) ▲현대증권 4.7%(953억원→998억원) ▲부국증권 2.6%(77억원→79억원) ▲신한금융투자 2.4%(848억원→868억원) ▲미래에셋대우 1.3%(1145억원→1160억원) ▲메리츠종금증권 1.1%(644억원→651억원) ▲유진투자증권 0.9%(219억원→221억원) 등이었다.

반면 수수료수익 규모가 가장 많이 쪼그라든 증권사는 HMC투자증권이었다. 이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수수료수익은 309억원으로 전년동기(352억원) 대비 12.2% 줄며, 조사 대상 증권사들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해 수수료수익도 함께 줄었다”며 “자사의 수수료수익 규모 자체가 큰 편은 아니어서,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감소액은 적어도 감소율은 다소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의 수수료수익이 311억원으로 같은기간(353억원) 대비 11.9% 감소하며 많이 줄었다. IBK투자증권도 246억원에서 218억원으로 11.4% 줄며 두 자리 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1년 전에 비해 수수료수익이 줄어든 증권사들은 ▲SK증권 –7.8%(319억원→294억원) ▲미래에셋증권 –7.5%(690억원→638억원) ▲하나금융투자 –6.7%(689억원→643억원) ▲삼성증권 –5.6%(1354억원→1278억원) ▲한화투자증권 –5.5%(328억원→310억원) ▲동부증권 –4.7%(321억원→306억원) ▲유안타증권 –4.1%(507억원→486억원) 등이었다.

◆거래시간 30분 연장에 매출 확대 기대

증권사들의 수수료 매출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당장 두 달 뒤부터 주식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수료 시장 규모가 2000억원 넘게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나는 수익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 대금이 4%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증가 규모는 80조원이며, 늘어나는 약정 증가를 감안한 증권사들의 수수료수익 증가분은 24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국내 증권사 전체 수탁수수료 수익은 약 4조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 중 대형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규모는 700~900억원 수준을 기록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주식 거래 시간 연장이 증권사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거래량이 증가하게 되고, 회전율 상승 가능성이 높아져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증권사 수익은 연간 2.1~7.4%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개인투자가의 특성상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매매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개인위탁매매점유율이 높은 증권사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8월 1일부터 증권과 파생상품매매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현행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장 마감 후 장외 거래 시간을 30분 단축한다. 증권과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기회를 늘리고 중화권 거래시장과 중첩되는 시간을 늘려 아시아 내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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