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세계 각지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알리바바 등 중국 정보통신 기업들의 향도 역할을 하며 각광받고 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중국명 마의금복(蚂蚁金服)’은 골드만삭스 그룹 출신인 더글라스 피긴 채용 사실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에 합류하는 피긴은 이로써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이클 에반스 사장, 텐센트 홀딩스의 마틴 라우 사장과 함께 골드만삭스 출신의 ‘중국 테크 클럽 트로이카’를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피긴은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 골드만삭스의 투자은행(IB) 사업을 이끈 인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알리 페이’를 운영하는 이 회사가 골드만삭스 출신을 고위직에 영입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 사업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우버 택시 이용객들이 세계 어디에서나 알리 페이를 쓸 수 있도록 우버 테크놀로지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 투자와 동남아시아 공략도 준비 중이다.

피긴은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이 금융 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하고, 미국의 은행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시릴 한 부회장은 최근 홍콩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개도국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동남아시아의 부실한 은행 인프라는 이 회사가 온라인 지급결제 시장을 파고들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중국의 정보통신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이 투자 은행의 낮아진 위상도 반영한다. 미국 월가에서 가장 연봉이 높던 골드만삭스는 더 이상 과거처럼 매력적 직장이 아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매출은 63억4000만달러(약 7조322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 하락했다. 이는 200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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