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건물에 둥지 튼 빛나는 金수저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삼성동, 서초동, 명동, 충무로. 4개의 지역은 서울을 대표하는 부자동네이자 최고의 땅값 상승률을 보이며 한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필지가 몰려 있는 곳이다. ‘난다 긴다’하는 재력을 가진 회장님들이 빌딩 한 채 갖지 않을 리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곳에는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숨은 부호들이 많다.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지만 낡고 오래됐다는 이유로 이목을 끌지 못하는 평범한 빌딩의 소유주들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이 모르는 땅 부자들을 조명해봤다.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한전부지 낙찰 이후 새로운 ‘노른자위’로 떠오르고 있는 삼성동이다. 강남구청역 역세권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은 대부분 임대수익형으로 2013~2015년 사이 실거래가는 평당 3500만~1억700만원에 이른다.

 

▲ 한섬빌딩.

1. 천마빌딩, 해운빌딩, 건설빌딩(삼성동 1, 1-1·4·5, 8-1)

3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강남구청역 1번출구 바로 앞에는 지상 7층 규모의 천마빌딩이 들어서 있다. 천마빌딩 뒤편에는 지상 5층 규모의 해운빌딩이 위치해 있다. 해운빌딩에서 강남구보건소를 지나면 지상 4층 규모의 건설빌딩이 있다. 필지는 모두 5개, 소유주는 김윤 씨다. 건설빌딩이 위치한 삼성동 8-1만 김윤 씨와 해청학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김윤 씨는 학교법인 해청학원 설립자 고 김형목 선생의 아들이다. 김형목 선생은 1970~80년대 강남 개발을 주도한 ‘1세대 큰손’으로 알려져 있다. 천마빌딩 310호에는 김윤 씨가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사재를 털어 출연한 ‘동리문화재단’이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빌딩 관리인에 확인한 결과 현재는 존재하지 않았다.

▲ 세정테크빌딩.

2. 세정테크빌딩, 유라테크빌딩(삼성동 9-2, 9-3)

강남구청역과 선정릉역 사이 중간 지점에 나란히 들어서 있는 세정테크빌딩과 유라테크빌딩에는 각각 현대저축은행과 기업은행이 입주해 있다. 소유주는 엄병윤 유라코퍼레이션 회장 외 2인이다. 유라코퍼세이션은 1993년 설립됐으며 자동차 핵심전장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스마트 정션블럭, 고전압 커넥터 등 친환경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공유자 중 엄대열 씨는 엄병윤 회장의 장남이자 유라테크 사장이며, 이숙연 씨는 엄병윤 회장의 부인으로 알려져 있다.

▲ 다다빌딩.

3. 다다빌딩(삼성동 34-19)

선정릉역 2번출구에서 강남구청역 방향으로 도보 5분거리에 위치한 다다빌딩은 다다산업이 소유하고 있는 지상 6층 규모의 빌딩이다. 다다산업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운동용 모자 하나로 세계 시장을 석권한 회사다. 회장은 박부일 씨로, 1984년 설립돼 모자 제조로 시작, 현재 가방, 의류제조로 사업분야를 넓혔다. 2003년에는 매년 1억달러 이상의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본사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다다센터에 소재하고 있으며 다다빌딩에는 치킨집, 당구장, 미술학원 등이 운영 중이다.

3·7·9호선이 만나는 돈 되는 길목
실거래가 평당 1억원, 천문학적 수익
▲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4.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삼성동 37-18)

선정릉역 2번출구에서 바로 보이는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는 학교법인 호서학원이 소유하고 있다. 호서학원은 지난해 9월 별세한 고 강석규 박사가 설립한 학교법인으로 1970년 서울 대성중·고등학교를 시작으로 1978년 호서대 전신인 천원공업전문대학을 설립했으며 이후 호서전산학교와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를 세워 호서학원으로 성장했다. 현재 호서대 총장은 강석규 박사의 아들 일구 씨가 맡고 있다.

▲ 건화빌딩.

5. 건화빌딩(삼성동 38-25, 38-26)

선정릉역 2번출구 삼성2동 주민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건화빌딩은 ㈜건화에서 소유하고 있다. 해당 빌딩에는 ㈜건화의 수도환경1·2부, 기전사업부, 지반터널부, 감리CM본부가 위치해 있다. 본사는 강남구 역삼동 702-22 건화빌딩에 소재하고 있다. ㈜건화는 건설엔지니어링 분야 종합컨설팅 회사로 1990년 설립돼 기획, 설계, 감리, 사업관리 및 유지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다. ㈜건화는 종합 건설 엔지니어링업체 도화엔지니어링의 계열사로, 최대주주는 곽영필 도화엔지니어링 회장이다.

 

 

 

▲ 위즈빌딩.

6. 위즈빌딩(삼성동 38-23)

ISO 인증 심사를 담당하는 국제인증연구원과 실내환경 정화전문 반딧불이, 빔프로젝터 전문기업 피앤텍코리아 서울영업소 등이 소재한 위즈빌딩은 ㈜위즈정보기술이 소유하고 있다. ㈜위즈정보기술은 1995년 설립돼 2014년 말 위즈코프로 사명을 변경한 상장사다. 소프트웨어 자문 개발 및 공급업체로 ㈜네오인프라와 ㈜호미인터랙티브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계열사로는 위즈기술투자와 넥젠테크놀로지, 참좋은여행사 등이 있다. 대표이사는 정승환 회장으로, 위즈코프는 정 회장이 안철수 의원과 서울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엮이기도 했다.

▲ 한섬빌딩.

7. 한섬빌딩(삼성동 21)

청담역 7번출구에서 싱아2차 아파트를 지나면 고급 산후조리원과 신협, 우편집중국이 있는 한섬빌딩이 등장한다. 한섬빌딩의 주인은 ㈜한섬피앤디. 현대백화점 계열인 의류업체 한섬의 자회사였던 ㈜한섬피앤디는 골프장 운영사로 한섬이 보유 중이던 한섬피앤디 지분 절반을 정재봉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회장에게 매각함에 따라 분리됐다. 한섬피앤디는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을 운영 중이다. 사우스케이프는 남해군 창선면 진동리 일원 190만여㎡ 골프장 18홀과 콘도미니엄, 빌리지 등이 조성돼 있다. 영국 코스 평가 사이트 ‘톱100 코스’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16 세계 100대 코스’에서 사우스케이프를 91위에 올렸다.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리조트를 지향하며, 그린피가 성수기엔 최고 38만원에 달한다. 회원제를 포함해 국내 최고가다. 지난해 여름 한류스타 배용준과 박수진의 신혼 여행지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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