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풀무원이 화물연대 파업 100일을 넘기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승자 없는 이번 싸움에 풀무원은 물질적 피해와 기업 이미지 악화라는 이중고에 빠졌다. 운송기사들 역시 오랜 파업으로 생활고에 처해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풀무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일회성 손실 2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손실보다 뼈아픈 것은 화물연대와 갈등으로 불거진 이미지 손상이다.

화물연대 측은 친환경 달걀과 그릭요거트의 과장·허위 광고를 폭로했다. 그동안 '바른 먹거리'를 내세워 신뢰를 쌓아온 풀무원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풀무원 물류차량에 ‘화물연대 스티커’를 부착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선전 활동을 통해 처우를 개선하려던 노조원들과 깨끗한 식품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풀무원은 차량 도색 문제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깊어진 갈등은 노조탄압과 산재사고 보상 등의 이슈로 확산됐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까지 합세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풀무원은 지난 9월 4일부터 100일 넘게 제품 운송을 거부하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에게 업무복귀를 호소하고 나섰다.

풀무원 물류 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는 호소문을 통해 “회사와 차주 여러분의 가정 모두에게 고통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운송거부 사태에 대해 너무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하루 빨리 마무리돼 모두 밝은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차주들에게 구체적인 업무복귀 조건을 제시했다.

엑소후레쉬측은 “화물 지입차주 40명이 도색유지서약서 폐기를 요구하며 회사 브랜드와 이미지를 훼손하는 불법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며 “풀무원 1만 여 임직원들은 물적 피해와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한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태의 폭력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금액은 직간접비용을 포함할 경우 모두 약 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피해 금액 가운데 화물 차주들의 상황을 고려해 간접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차량 65대 파손 수리비, 운송거부로 인한 용차비와 물량 손실비 등 직접 피해비용은 법과 원칙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변상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풀무원도 미래 먹거리를 위해 간편식을 강화하고 있는데 내년이면 간편식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풀무원의 큰 무기 중 하나였던 ‘바른 먹거리’ 이미지가 손상되면 제품 판매에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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