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증권사와 은행의 펀드 판매 잔고 비율이 6 대 4에 육박할 정도로 증권사들이 펀드 판매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펀드 판매 잔액 214조8000억원(공모펀드 기준) 가운데 증권사(118조7000억원)의 비중은 55.3%에 달했다. 이에 비해 은행(83조7000억원)은 39.0%에 그쳤으며 나머지는 보험사 등이 판매한 펀드다.

증권사들은 2010년 3월 펀드 판매 경쟁에서 처음 은행을 추월한 뒤 갈수록 은행과의 격차를 넓히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펀드 판매에 나선 은행들은 적립식 펀드의 유행과 지점망을 통한 유리한 고객 접근성 등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 위주로 펀드 판매를 늘려 2008년 9월에는 펀드 판매 잔액의 60%를 차지할 만큼 증권사를 압도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적립식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그 후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에 갇히면서 개인 위주 고객인 은행 비중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당수 은행이 한동안 같은 지주사 소속의 자산운용사 상품을 주로 팔면서 펀드 판매에 좀 더 신경을 쓴 증권사에 고객 수요를 뺏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사별로는 국민은행(17조1000억원)과 신한은행(14조8000억원), 우리은행(12조2000억원) 등 3개 은행이 아직도 판매잔액 상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로는 4위와 5위인 삼성증권(11조1000억원)과 미래에셋증권(10조5000억원)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8조9000억원, 7위), NH투자증권(8조8000억원, 8위), 하나금융투자(8조3000억원, 10위) 등 5개사가 10위권 안에 들어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로 펀드 등 예금 이외의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꾸준하다”며 “증권사 직원들이 은행보다는 자본시장 상품에 대해 한층 더 전문성이 더 있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