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미국에서 불거진 약값 논란에 국내 제약·바이오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 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4% 떨어졌다. 전 업종 중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경보제약이 18.50%(3200원) 떨어진 1만4100원에 거래를 마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유유제약(-12.16%)과 슈넬생명과학(-7.88%), 대원제약(-7.59%), JW중외제약(-4.52%), 명문제약(-4.37%), 보령제약(-4.17%)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제약 업종의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제약업은 2.93% 떨어졌고 코아스템(-8.86%), 바이오니아(-6.92%), 인트론바이오(-6.84%), 펩트혼(-6.53%) 등 개별 종목도 줄줄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2위인 셀트리온과 메디톡스도 각각 -2.86%, -4.20% 하락했다.

이날 제약·바이오주의 약세는 미국발 약값 논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약값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약품 시장의 ‘바가지 요금(price gouging)’에 대한 대응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 이후 나스닥 바이오 관련 종목들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주도 당분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는 변화가 없지만 바이오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거품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도 사실”이라며 “당분간 국내 바이오 주가도 조정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약값 인하 논란이 국내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업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반대를 하고 있어 약가인하를 직접적으로 명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 공적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대한 인센티브와 정부 지원 확대 정책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추후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최선호주로 셀트리온과 삼성물산, 이수앱지스 등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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