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용진 기자]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한 지 6개월로 접어들면서 가격인상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 예상보다 담배 반출량 감소폭은 크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다.

1일 A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1월 담배 판매는 전년 대비 33% 급감하면서 담뱃값 인상이 효과를 보는 듯했다. 3개월이 지난 4월부터는 감소폭이 전년 대비 10%대로 줄어들었고 지난 6월(1~28일까지)에는 5%대로 올랐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 조치 이후 다소 주춤했던 흡연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결국 담뱃값이 비싸도 필 사람은 다 피운다는 것이다.

정부는 세수증가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유통 업체도 짭짤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 상승에 따른 담배 판매액 증가로 5월 편의점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4개월 연속 늘어난 것이다.

국민건강을 위해 단행된 담뱃값 인상이 당초 우려대로 금연인구 늘리기보다 증세효과로 더 나타나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 5월 메르스 확진 환자 첫 발생 이후 모든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고 유통업체의 매출도 급락세를 보였는데도 편의점은 담배 등의 판매 덕분에 오히려 더 잘 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담뱃값 인상 후 정부의 담배반출량은 지난 1월 1억7000만갑, 지난 2월 1억8000만갑 등으로 인상전인 지난해 12월 3억갑 보다 1억갑 정도 밑돌았으나 지난 3월 2억4000만갑, 지난 4월 2억9100만갑, 지난 5월 2억7000만갑 등으로 예년의 수준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같은 담배 판매량 증가는 지난 5월 편의점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동월 보다 31.5% 상승했다. 점포증가와 담뱃값 인상에 따른 판매액 증가가 매출을 상승시켰다.

이중 담배 등 기타 매출액은 전년동월 보다 58.9%나 올랐다. 즉석·신선식품이 18.5%, 가공식품이 17.5%, 생활용품이 15.6%의 상승률을 보였다.

앞서 3~4월에도 편의점 매출은 담뱃값 인상 덕을 톡톡히 봤다. 3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동월 보다 23.1% 올랐는데 담배 등 기타 매출은 46.4% 상승했다. 4월에도 편의점 매출은 28.3%, 담배 등 기타 매출은 53.3%나 올랐다.

편의점업계는 담뱃값 인상으로 수익이 개선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담배와 수익을 연결하는 일각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편의점 업체들이 담뱃값 인상의 실질적 최대 수혜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연가의 불만 등 민감한 이슈의 불똥이 잠잠했던 편의점 업계로 튈 수 있다”면서 “담배로 인한 수익성 개선 수치에 대해서는 집계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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