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경영참여는 언제 쯤?

[파이낸셜투데이=안혜정 기자] 최근 재벌가의 딸들이 경영전면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재계의 시선이 그들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비록 경영일선에서 활동하지 않더라도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받고 있는 여성도 있다. 식품명가 대상그룹의 장녀 임세령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임씨는 한때 국내 재계서열 1위인 삼성가의 장남과 결혼해 내조의 역할에만 집중해 오다가 돌연 합의이혼을 해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또한 친정으로 돌아온 이후 뜬금없이 유명 남자연예인과 열애설이 불거지는가 하면, 초호화 빌라 구입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등 우여곡절 많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재계의 시선이 임씨에게 집중되는 이유는 그가 동생 상민씨와 함께 대상그룹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3세 경영의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가 황태자와 결혼 그리고 이혼, 초호화 빌라 구입 논란 등 곡절 행보 
대상그룹 후계구도 변화에 대한 세간의 관심불구 경영활동 ‘안갯속’

임씨는 1956년 설립된 종합식품회사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다. 1997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 이재용 삼성 사장(당시 전무)이 일본에서 MBA를 마치고 미국에 유학을 갈 때 양가의 소개로 1년간 교재를 한 뒤 1998년 결혼식을 올렸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들의 혼사는 양가의 어머니가 서로 왕래하면서 진행된 일이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어머니인 홍라희씨가 임씨의 어머니와 같은 종교모임에서 만나면서 평소 ‘참하다’고 소문난 임씨를 일찌감치 며느리감으로 점찍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이 사장과의 결혼과 동시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남편을 따라 유학길에 올랐고, 외부에는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남편의 내조에만 전념해 왔다.

당시 이들의 결혼은 오랜기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온 두 기업의 결합이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계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기도 했다.

대상그룹은 범삼성가 계열 CJ제일제당과 60년대부터 각각 ‘미원’과 ‘미풍’이라는 조미료를 두고 각축전을 벌여왔다. 대립각을 세우던 양 측의 결합에 당시 관련업계에서는 이제 두 기업이 화해와 상생의 모드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임씨는 이 사장과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두고 결혼생활을 유지해 오다가 결혼생활 11년만에 파경을 맞게됐다. 이혼 당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사이에는 임씨가 이혼소송 시 10억원의 위자료와 아이들의 양육권, 5,000억원 대의 재산분할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소송 제기 후 단 7일 만에 조정기간을 거친 후 모든 사실이 비밀리에 부쳐졌다. 임씨는 결국 결혼생활 11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오게 됐다.

황녀의 컴백, 후계구도는?

재계에서는 이혼 후 임씨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3세 경영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였지만, 대상그룹은 당시 후계구도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임씨의 동생인 상민씨가 2008년 학업을 마친 이후 대상그룹 금융계열사인 UTC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해 상민씨의 후계구도가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임씨가 친정으로 온 이후 임창욱 회장 부부가 차녀인 상민씨에게 지주회사 대상홀딩스의 지분을 대거 양도, 상민씨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는 듯 했다.

임씨는 상민씨에 이은 2대 주주였으나 대상 측은 “임씨는 경영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아이들 교육과 양육을 할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임씨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던 중 상민씨가 2009년 말 돌연 영국 유학길에 오르면서 임씨는 다시금 후계구도를 이어받을 것인지 주목을 받게 됐다. 하지만 임씨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세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5월 임씨가 유명 남자연예인인 이정재씨와 필리핀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로 인해 두 사람 사이의 열애설이 불거졌으나 이정재씨의 소속사 측에서는 “비지니스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며 항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필리핀 방문목적이 ‘비지니스’때문이라는 해명은 이내 임씨가 대상의 경영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번졌다.

대상 측은 이를 극구 부인했지만, 임씨가 결국 대상그룹의 외식부문 계열사인 ‘와이즈앤피’에서 런칭한 레스토랑 ‘터치오브스파이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파이낸셜투데이>의 자매지인 <시사서울>의 단독보도로 드러나면서 대상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일 것이라는 뒷말이 흘러나왔다.

경영참여는 여전히 ‘오리무중’

하지만 임씨의 사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터치오브스파이스’ 종로 1호점은 건물 내부를 무단으로 증축했던 사실이 관할구청에 적발돼 ‘불법영업’의 꼬리표를 달게 됐고, 이후 명동으로 옮겨 재개한 사업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임씨를 향한 세간의 관심도 조금씩 사라지게 됐다.

이후 임씨는 초호화 빌라 구입건 등으로 몇 차례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했지만 경영활동 참여와는 동떨어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조명을 받은 이유도 전 남편인 이재용 사장과 자녀의 초등학교 수업에 함께 참관해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는 한 네티즌의 블로그 글에 따른 것이었을 뿐 임씨의 경영참여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항간에는 임씨가 교육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이 마저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안갯속을 걷고 있는 임씨가 언제쯤 대상그룹의 후계구도 전면에 모습을 나타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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