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입차 대항마’로 내놓은 고급 전륜구동 세단 아슬란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출시된 아슬란은 12월 말까지 2551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출시 당시 현대차가 밝힌 판매 목표인 6000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현대차는 12월에 주요 기업들의 임원인사가 마무리되면 차량 교체 수요도 늘면서 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슬란의 판매량은 11월 1320대에서 임원 인사철인 12월에는 992대로 오히려 줄었다.

초반 성적이 부진한 것은 현대차가 상무급 임원을 겨냥해 주요 수요층으로 잡았던 법인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등은 임원들에게 제공하는 법인차량으로 아슬란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애초 우려했던 모델 간 간섭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급 모델로, 그랜저나 제네시스의 수요가 아슬란으로 일부 이동해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그랜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3% 늘어난 1만2564대가 팔렸고, 제네시스는 166.9%나 증가한 2967대가 팔리며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을 출시하는 아산공장이 그랜저와 쏘나타 생산으로 아슬란의 출고가 늦어졌다”면서 “이번 달 중순까지 물량을 최대한 공급하면 시중에 더 많은 차가 풀려 노출효과가 발생해 일반 고객의 계약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슬란의 계약대수는 현재 약 4100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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