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책임경영 강화
금융권 출신 사외이사 2명 합류… ‘재무통’ 확대
PF리스크, 실적 하락 등으로 경고등이 켜졌던 코오롱글로벌이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의 전면배치와 함께 금융권 출신 인사의 사외이사 영입을 통해 뼈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사내이사에 오른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과 새 사외이사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코오롱글로벌의 ‘구원투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지난 3개년(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2조7298억원 ▲2022년 2조6021억원 ▲2023년 2조663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1667억원에서 지난해 128억원으로 약 92% 곤두박질쳤다. 부채비율도 364%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코오롱글로벌은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규호 부회장 사내이사 배치’와 ‘재무 전문가 사외이사 합류’ 등 새로 꾸려진 이사회다.
먼저 코오롱가(家)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을 사내이사에 올리며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 승계 구도에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이규호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 출범 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을 맡고 있다가 코오롱모빌리티로 회사를 옮긴 후 1년여 만에 다시 복귀 소식을 알렸다.
앞서 이규호 부회장은 지난해 말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돼 부회장직에 올랐다. 올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 자리를 거머쥔 만큼 향후 이규호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사외이사 영입건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 2명을 새로 부임했다. 이에 따라 기존 7명이었던 이사진은 9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신임 사외이사는 임영호 전 하나생명 대표와 이후승 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다.
새 사외이사 2명의 공통분모는 금융권에 몸담았던 재무 전문가라는 점이다. 코오롱글로벌의 기존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김정일 사장, 조현철 부사장, 박문희 부사장)과 사외이사 4인(홍재형‧윤성복‧장준규‧김두우 이사) 등 총 7명이었다.
기존 사외이사 가운데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는 올해 임기가 끝난 홍재형 이사와 회계법인 삼정KPMG의 대표이사 부회장인 윤성복 이사였다. 임기가 종료된 홍재형 이사가 자리를 떠나면서 재무 전문가의 비중이 적어지는 듯 했으나 하나금융그룹 출신 사외이사 2명이 새로 합류하면서 재무통의 존재는 더욱 확대됐다.
코오롱글로벌이 이규호 부회장을 사내이사에 올리고 새 사외이사진을 영입하면서 책임경영 강화 및 재무 전문성을 키우는 한편, 새 이사진이 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에 윤활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사외이사가 재무전문가로 꾸려지면 재무건전성 제고 등 도움이 될 수 있고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의 경우 금융 자문이나 자금 조달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