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지난해 국내보단 해외선 매출 호조 견인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해 이달 걸그룹 론칭
제2의 MLB 도약 꿈꾼다, 中서 매장 1100개

F&F의 MLB브랜드. 사진=F&F
F&F의 MLB브랜드. 사진=F&F

F&F가 전반적인 패션업계 부진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보였다. 주력 브랜드 MLB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다만 중국 시장의 소비 여력이 감소하고 있고 변화무쌍하다는 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매출처 다변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F&F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조9789억원, 영업이익 5518억원으로 전년(2022년) 동기 대비 각각 9.4%, 5.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매출액은 5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440억원으로 8.2% 감소했다. F&F는 국내 실적이 저조했던 반면 중국 매장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 신규 진출로 해외 매출이 증가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가 중국에서 큰 관심을 받으면서 패션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덕분에 패션 업계에서 중국 진출은 외형 확장에 대표적인 돌파구였다. 하지만 2020년 팬데믹을 겪으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패션 기업은 매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궈차오라고 불리는 애국소비 열풍이 중국에서 이어져 해외 기업 상품의 소비가 줄었다. 아울러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악재로 더해지면서 중국인들은 지갑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F&F의 MLB 브랜드는 중국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며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팬데믹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MLB는 현재 중국 내 매장 1100개를 운영 중이다. 사업 부진에 매장을 철수하는 타 패션 기업과 달리 MLB는 계속해서 중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MLB는 팬데믹 이전부터 아시아 진출을 시도했다. 2017년 9월 홍콩에 에프앤에프 차이나를 설립해 홍콩, 마카오, 대만에서 MLB 아시아 비즈니스를 진행했다. 이후 중국 진출을 위해 2019년 중국 판권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중국 내 대형 쇼핑몰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스토어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2022년 9월 중국 상해 유명 쇼핑몰 메트로시티에 리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700호점 매장 모습. 사진=F&F
2022년 9월 중국 상해 유명 쇼핑몰 메트로시티에 리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700호점 매장 모습. 사진=F&F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소비자는 유행에 민감하고 패션 업계는 트렌드 변화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현재 F&F에서 MLB와 디스커버리 등이 매출에 기여하고 있지만 패션 업계 특징에 따라 후속 브랜드나 디자인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해외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MLB 인기를 이을 브랜드가 필요하다. F&F는 2020년 스트릿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수프라(SUPRA) 상표권을 인수한 뒤 종합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 명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론칭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중국에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 출점한 매장은 8개로 올해 말까지 약 200여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F&F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시아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MLB를 판매 중이다. 수프라 또한 다양한 아시아 국가로 확장될 계획으로 F&F는 제2의 MLB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F&F는 수프라 외에도 2018년 5월 런칭한 자체 브랜드 스트레치엔젤스(STRETCH ANGELS)를 공개했다. 테크놀러지를 접목한 소재로 기능성을 더한 제품을 출시하고 가방뿐만 아니라 애슬래저(일상에서 입는 운동복)에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를 더한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같은 기간 F&F의 지배회사인 에프앤에프홀딩스가 인수한 듀베티카(DUVETICA)는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로 F&F의 디자인, 마케팅 역량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글로벌 브랜드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F&F는 패션 외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투자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2022년 3월 콘텐츠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드라마제작 전문 기업 빅토리콘텐츠를 인수해 글로벌 콘텐츠 개발 및 해외 유통 인프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F&F가 100% 지분으로 에프앤에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연예인 매니지먼트업 및 음반기획 제작, 유통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F&F는 주력 사업인 패션 사업이 콘텐츠 역량 확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다양한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브랜드를 보유함으로써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F&F 관계자는 “중국에서 MLB는 대리상을 통한 도매(홀세일) 구조로 운영된다”며 “중국 대리상들은 현지 유통 기업들로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어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로서 중국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츠 사업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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