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고민정 의원, 지도부 사퇴 13일만에 최고위원 복귀 
3선 전혜숙,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해가는 민주당” 탈당 선언 

4·10 총선을 앞두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다시 최고위원으로 복귀하면서 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을 마무리하고 본격 총선체제로 들어섰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전 총리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며 “무능력·무책임·무비전, 3무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입법부라는 최후의 보루를 반드시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독선과 독주, 퇴행을 견제할 힘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복원되어야 하고 먼저 민주당이 굳게 서야 한다. 민주당이 의회권력을 통해서 무능한 정부를 견제하고 견인하며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돌보고, 미래를 준비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김 전 총리에게 직접 연락해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최근 당내 공천 파동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원하시는 국민들이 우리 민주당에는 선뜻 마음을 못 열고 계셨다”며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공천 원칙이 잘 지켜졌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떠한 기득권도 다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제가 선대위에 합류한다면, 당의 화합과 통합을 해치고 총선 승리에 역행하는 일은 켤단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는 “이 정부가 입법 권력까지 다 가져가도 좋은가, 그것을 우선으로 생각해달라”며 “민생과 민주주의, 그리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저희 민주당을 선택해주시라. 민주당이 많이 부족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아낼 수 있는 것도 민주당 뿐이다”고 강조했다.

◆ ‘친문’ 고민정 의원, 지도부 사퇴 13일만에 최고위원 복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천 과정을 문제삼아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다시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했다.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지 13일 만이다.

고 의원은 이날 최고위 복귀 배경에 대해 “지금은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는 것보다 우선시 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민주당은 물론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라면 같은 목표를 향해 손잡고 연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제가 다시 최고위원으로 복귀하는 이유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걸어온 길이 조금 다르더라도, 생각이 달라도 거대한 ‘윤석열’이란 권력 앞에 연대하지 않으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이들을 잃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 윤석열 정권 폭주에 저항하는 모든 국민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그동안의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을 염두한 듯 “서로의 차이를 보기보다 공통점을 보며 그 파이를 키워야 한다. 강물이든 시냇물이든 구별하는 것은 바다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승리의 바다에서 만나자”고 강조했다.

지도부에서 유일한 친문계인 고 의원은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지난 2022년 8월·28일 전당대회때 이재명 대표와 함께 지도부로 당선됐다.

고 의원은 지난달 27일 ‘친명’과 ‘비명’간 공천 갈등 속에 지도부의 대처 방안을 문제삼고 “지도부 안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놨었다.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의 설득에 따라 고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전날 저녁 최고위원들의 뜻을 모아 고 의원에게 직접 전화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최고위원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도 경기도 성남 분당갑 이광재 후보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뒤 고 의원과 따로 만나 최고위원 복귀를 설득했다.

◆ 3선 전혜숙,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해가는 민주당” 탈당 선언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탈당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탈당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탈당도 이어졌다.

3선인 전혜숙 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갑)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해가는 곳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지 않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 공천 국면에서 벌써 4명째 중진 의원 탈당이다.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 의원은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는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철학과 가치, 동지애가 안 보인다”며 “민주당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6일 민주당 총선 후보자 경선에서 이정현 전 JTBC 앵커에게 패배해 공천권 획득에 실패했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계양을 출마와 법원 출두로 바쁜데도 총선 지휘까지 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작했다”며 “중도층 국민들 보시기에 누가 더 혁신적으로 보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자기혁신으로 무엇을 버렸느냐”며 “민주당 공천혁신을 자랑하는데 총선 결과에 책임질 자세는 돼있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전 의원은 향후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서는 전 의원이 친낙계인 만큼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상임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과는 여러 가지 얘기를 해왔다”면서도 “거취문제는 의원의 결정과 판단 이전에 당에서 영입하겠다고 미리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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