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집단 반발...설훈 탈당예고·고민정 최고위원직 사퇴·박영순 탈당
민주당의 공천 잡음, 계파갈등 vs 시스템 공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친문재인계(친문)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되면서 민주당 공천 내홍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민주당,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전략공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27일 전략공관위 회의가 열리는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27일 전략공관위 회의가 열리는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전략공천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중·성동갑 지역구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그동안 중·성동갑 출마 의사를 밝혀온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다른 지역 공천 여부에 대해 “아직 그것은 논의한 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 전 위원장 공천에)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다수 의견으로 의결됐다”며 “다른 지역들까지 의결되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임 전 실장에게 험지 출마 필요성을 거론하며 서울 송파갑 출마를 타진했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옛 지역구인 중·성동갑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 민주당 의원들 집단 반발...설훈 탈당예고·고민정 최고위원직 사퇴·박영순 탈당

친문재인(친문)계인 임 전 실장의 공천을 주장한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통해 집단 반발을 쏟아냈다.

이날 비명계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탈당을 예고했다. 설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고별사를 했다”며 “내일 아침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설 의원은 민주당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를 받고 ‘비명’에 대한 불공정한 평가라며 탈당을 시사해왔다.

그는 지난 26일 “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위 10%에 들어 경선 득표의)30%를 감산받으면 그 과정을 통해 통과할 사람은 민주당 내 아무도 없다”고 밝혔었다.

또 “현역 단수공천자 가운데 부산과 경남을 빼고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윤건영 의원 한명뿐”이라며 “나머지 비명 의원들은 경선에 부쳤는데 말이 경선이지 소위 자객 공천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 내용 열람 요구를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거부한 것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던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지도부 안에서 더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며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말이었다”고 밝히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또 하위 10%에 포함된 박영순 의원은 “이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서는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이낙연 대표가 있는 새로운미래 합류를 선언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민주당 공천 잡음에 대해 “(공천 심사시)정량적 평가는 모두가 채운다. 정성적 평가에서 갈리는 것”이라며 “예전에는 하위 10%, 20%로 통보를 받으면 용퇴하거나, 경선 과정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드러내지 않고 불이익을 감수하고 경선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이재명 때문’이라는 얘기로 ‘퉁’쳐 지니까 스스로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민주당 공천 잡음...계파갈등인가, 시스템 공천인가?

‘친문’, ‘친명’으로 나뉘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천’이라는 문제제기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날 ‘친명’ 이력을 내세워 출마를 선언한 이나영 서울 양천갑 예비후보가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자격상실 조치되면서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경선 예비후보 제재조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경선 예비후보 제재조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나영 예비후보를 자격상실의 제재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 후보는 허용되지 않는 예비홍보물을 사용하는 부정행위를 해 중앙당 선관위는 2월 17일 주의 및 시정명령 제재조치와 동시에 재차 위반시 즉각 경고할 수 있음을 통보했다”며 “그럼에도 위 후보 선거사무소 상황실장은 오픈 채팅방에도 같은 예비홍보물 내용을 다시 홍보해 2월 2일 경고 제재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주의 및 시정명령 1회 경고 이외의 제재 조치가 있는 상황에서 첫 번째 2월 1일 모 유튜브 채널에 같은 예비 홍보물을 뒷배경으로 사용했고, 후보의 대표 경력 중 ‘경기도 규제 개혁위원’이 선관위 규정에 맞지 않아 쓸 수 없음에도 황희 후보 측에서 동의하지 않아 쓸 수 없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해 선거 부정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 후보는 제출한 대표 이력이 규정 위반으로 사용 불가하다는 결정을 통보한 후 6일 후보간 조정회의 불참, 새 대표 이력을 제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 발송에 무응답하는 등 중앙당 선관위 조치 및 요구에 무대응하거나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중앙당 선관위는 절대다수의 동의 하에 이 예비후보에 대해 자격상실의 제재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 양천갑 경선에 대해 박 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 혹은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소관 사항”이라며 향후 당 기구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