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경호 부사장 영입해 글로벌사업본부 구성
"올해 상반기 할랄라면 개발 및 시장 진입 목표로"

대만 타이페이 국제식품박람회에서 오뚜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오뚜기
대만 타이페이 국제식품박람회에서 오뚜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탄탄한 내수 시장에도 불구하고 해외 실적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큰 위기 속에 오뚜기가 인재 영입과 해외 법인 추가 확보를 통해 해외 실적 확대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오뚜기는 영업이익 2549억원, 매출액 3조45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3%, 8.5%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해외 실적은 타사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

지난해 농심은 영업이익 2120억원, 매출액 3조4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9.1%, 9%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영업이익 1468억2347만원, 매출액은 1조1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2.46%, 31.23% 늘었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빅3’의 지난해 실적 호조는 K푸드 확산으로 라면 수출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의 대표 라면인 진라면은 약 20년 동안 국내 라면 시장에서 농심의 신라면과 1, 2위를 차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진라면의 매출은 2092억원으로 농심 짜파게티 매출 2131억원에 밀려 3위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성장세와 오뚜기의 진라면 외 라인업 부족으로 2위의 자리도 위태롭다는 평이다.

오뚜기의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사진=오뚜기
오뚜기의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사진=오뚜기

식품종합기업인 오뚜기의 지난해 3분기 매출 비중은 면제품류가 27.7%로 다소 높은 부분을 차지했다. K푸드 확산세로 라면 사업이 확대되는 가운데 오뚜기의 해외 사업 비중은 10% 미만이다. 오뚜기는 2005년 미국에 공장을 설립한 농심과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거둔 삼양식품에 비해 수출 속도가 더딘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오뚜기는 실제로 내수 중심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해외 시장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인지한 오뚜기는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해외 시장 비중을 늘리기 위해 오뚜기는 글로벌사업본부를 설치하고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지난해 11월 1일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 씨의 시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오뚜기는 김 부사장 영입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김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 사진=오뚜기
김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 사진=오뚜기

또한 지난해 8월 미국법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 산하에 생산법인은 ‘오뚜기푸드아메리카’를 출범했다. 현재 미국 내 생산공장은 설립을 계획 중인 단계로 알려진다. 오뚜기의 수출이 늘어난다면 전체 매출도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오뚜기는 중국과 뉴질랜드, 베트남, 미국 등 4개국 법인을 통해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 및 마케팅 활동을 펼쳐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진’과 ‘보들보들’ 제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글로벌 SNS 채널을 개설 및 운영하고 국가별 현지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기업 제품의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타사와 달리 오뚜기는 식품종합기업으로서 라면 뿐만 아니라 냉동간편식과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각 사업별 판매에 따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수출 국가 수 65개국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신규 수출 국가 개척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할랄라면 제품 개발 및 연말 출시로 할랄라면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국내 조직 및 미국법인에서의 조직 개편, 인력 보충, 제조설비 구축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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