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표 합류에도 개혁신당 지지율 하락세 

공천과 정책을 두고 설왕설래하던 개혁신당 내부 갈등이 본격화됐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의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선거 정책 결정권을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위임하자는 안건에 반발하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퇴장 후 취재진과 만나 “선거운동 전체를 다 누가 이준석 대표 개인한테 맡기고 그러면 이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어떤 업무를 맡긴다는 구체적인 방식도 없다”면서 “선거가 바쁘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거는 전두환이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니까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만들어서 여기에 위임해달라고 국회 해산한 거랑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개혁신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선거 캠페인과 총선 정책 결정권에 대한 최고위의 권한을 위임해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 정책위의장과 협의해 시행한다 ▲정강정책에 반하거나 해당 행위를 한 인사에 대한 입당 심사를 실시할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한다 ▲중앙당 산하에 4대 위기 전략센터를 신설한다 ▲정책위 산하 정책기획실장과 국민소통위원장을 임명한다 등 4가지 안건을 놓고 의결했다.

이 가운데 총선 정책 결정 위임의 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이게 회의냐”며 고성과 함께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로운미래는 비공개 최고위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 개혁신당 최고위는 ‘이준석 사당’을 공식적으로 의결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하였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심판과 야당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제3지대 통합 정신을 깨뜨리는 어떠한 비민주적 절차와 내용에도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준석 대표가 이낙연 대표에게 선거정책 전반을 지휘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그것은 선거운동의 전권을 위임해 달라는 것”이라며 “2월 9일 통합신당 합의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으로 정했다. 선거운동의 전권은 이낙연에게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문제와 관련해 공직 후보자 추천이나 당직 임명 등의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배복주 씨를 절대 보호하거나 그와 같이 가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공천하자는 사람도 없다”며 “다만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배제하려면 절차대로 해야 민주주의”라고 지적했다.

다만,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위임의 건에서만 두분(이낙연 공동대표·김종민 최고위원)이 나가시고 나머지 분들이 표결했고, 다른 안건은 모두 다 찬성하는 의결을 마쳤다”면서 “(김 최고위원이) 사당화까지 말씀하신 건 좀 과한 표현이었을 것 같고 기본적인 소통 문제에 대해 지적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탈당 세력 합류에도 개혁신당 지지율 하락세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탈당세력 합류로 개혁신당 지지율이 오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개혁신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도 호남 민심이 합류되지 않은 점과 이날 발표된 지지율에 반영되지 않은 최근의 개혁신당 내부 갈등, 가칭 조국신당도 지지율 하락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개혁신당은 6.3%로 집계됐다. 거대 양당에 이어 3위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4·10 총선에서 주요 정당별 총선지지 의향 여부’에 개혁신당 지지율은 4%로 나타났다. 2주 전 한국갤럽 조사 당시 이낙연 신당 3%와 이준석대표가 이끄는 (구)개혁신당 3%였던 것을 고려하면 통합 후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한 모양새다.

또 ‘여론조사 꽃’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총선에서 승리가 바람직한 정당’으로 개혁신당이 3위(3.5%)를 차지했다. 개혁신당은 여론조사 꽃의 지난 조사 ‘새로운 신당들’ 대비 3.0% 하락했다.

해당 조사에서 이번 총선에서 중도층이 지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중도층의 개혁신당 지지율은 7.2%에 그쳤다.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이 합당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지지율 8~10%를 나오지 못하면 지역구 당선자나 비례대표도 당선시키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하위 20% 명단을 각각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이 개혁신당에 동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도 톺아볼 요소다. 정치권에선 이낙연 대표가 주도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잃게 되면 개혁신당의 지지 기반 확장 가능성은 더욱 적어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조국신당 지지층이 겹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론조사 꽃 발표에서 비례정당 지지율은 ‘가칭 조국신당’이 10.0% 이상으로 개혁신당(5.5%)보다 앞섰다. 같은 기간에 진행한 ARS방식의 조사 결과에서도 가칭 조국신당이 13.6%로 개혁신당 7.2%보다 높았다.

기사에 인용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2%포인트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13.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3.5%였다. ARS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3.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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