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4년 경제전망 수정 발표’
올해 수출은 회복세...소비와 투자는 둔화
중국 경기 둔화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 2% 내외 하락할 것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과 동일한 2.2%로 전망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소비와 투자의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월 KDI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월 KDI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DI는 14일 ‘2024년 경제전망 수정 발표’에서 올해 국내 총생산(GDP)이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년보다 2.2%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2.2%)와 같고 한국은행 전망치인 2.1%보다는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인 2.3% 보다는 0.1%포인트 낮다.

앞서 KDI는 지난해 8월 수정 경제전망 당시 상반기 전망치인 2.3%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11월 전망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KDI는 최근 IMF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2.9%)보다 0.2%포인트 높은 3.1%로 상향 조정한 점을 언급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을 보면 작년 3분기 이후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경기 부진 완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강한 성장세는 미국 금리 인하를 서서히 진행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시장 금리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성장률 상향으로 우리 수출에 대한 여건은 조금 더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 올해 수출은 회복세...소비와 투자는 둔화

총수출은 반도체 경기 반등과 세계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 등을 반영해 기존 전망(3.8%)보다 높은 4.7%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수출 회복세가 확대되면서 기존 전망인 430억달러 내외보다 웃도는 560억달러 내외로 예상했다. 서비스수지, 본원·이전소득수지는 87억 달러 적자로 관측됐다.

다만,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와 투자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은 지난 전망인 1.8%보다 0.1%포인트 낮은 1.7%로 예상된다. 고금리 기조로 상품 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거라는 판단에 따랐다.

정 실장은 “고금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민간 소비가 나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민간 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기존 전망과 비슷한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부동산 경기 하락 영향으로 기존 전망(-1.0%)보다 0.4%포인트 낮춘 –1.4%로 전망했다.

특히 KDI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건설투자의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적지만, 향후 실물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증가세 둔화를 반영해 2.5%로 전망했다. 지난 전망 2.6%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기존 전망(2.4%)보다 낮은 2.3%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기존 21만명보다 많은 22만명으로 예상했다. 30대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실업률은 동일하게 2.0%로 전망했다.

◆ 중국 경기 둔화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 2% 내외 하락할 것

KDI는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약화시키는 위험요인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확대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한 중국경기 급락 등을 언급했다.

중동지역의 분쟁이 격화하면서 유가상승과 운송차질이 발생하는 경우, 생산비용이 상승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제약될 수 있고 중국의 경기침체는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 실장은 “중국 경제를 보면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많이 위축됐지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경기 둔화를 상당히 완충시키는 모습”이라며 “중국 성장세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우리 경제 성장률은) 2% 내외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KDI는 금리 인하 시기를 하반기로 관측했다. 정 실장은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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