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외 처분이익만 286억원...거품 뺀 실질 성과에 ‘싸늘’
“신작 출시 효과 아쉬워”...주가 1년 전 대비 44% 하락

네오위즈 CI.
네오위즈 CI.

게임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네오위즈가 지난해 높은 실적 성장을 보인 가운데, 일회성 처분이익 등 실적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요인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오히려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신작 출시 효과에도 실질적인 성과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이날 영업(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 4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132억원 대비 25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3656억원, 영업이익은 31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1%, 62.2%씩 증가했다.

네오위즈 측은 자체개발 신작이 성과를 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며, 관계기업투자주식 처분이익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네오위즈는 자체개발 신작게임 ‘브라운더스트2’와 ‘P의 거짓’의 매출이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되기 시작해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누적 매출은 1368억원에 불과했으나 3분기와 4분기 모두 10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와 4분기 모두 상반기 누적 매출액에 근접한 성과를 낸 셈이다.

이러한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주식시장에선 네오위즈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이날 잠정실적 공개 이후 네오위즈 주가는 전일 대비 2.86% 내린 2만550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이는 1년 전 대비로는 무려 43.96% 하락한 가격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네오위즈의 신작 브라운더스트2가 업계의 큰 관심속에 출시됐지만, 과금구조의 불합리함이 부각되면서 너무 많은 유저가 이탈했다”며 “신작 출시에 따른 성과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출시 전 시장의 기대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성적표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오위즈의 이번 성적표는 과거 역사적 고점으로 볼 수 있는 2020년도 성적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시 네오위즈는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03억원, 621억원을 기록할 정도였다. 지난해 많은 기대를 받은 신작을 야심차게 출시했음에도 과거 전성기의 절반에 불과한 영업이익에 그친 셈이다.

순이익 지표에서도 사실상 ‘거품’으로 볼 수 있는 회계상의 처분이익이 조명되면서 주식시장에서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내렸다.

네오위즈는 상반기 중 종속회사인 파우게임즈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회계상 처분이익 256억원이 발생했다. 이에 더해 미래창조-지온펀드4호의 지분매각을 통해 30억원의 일회성 처분이익을 냈다.

합계 286억원에 달하는 영업외수익이 일종의 거품으로 순이익에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순이익 464억원에서 이를 차감할 경우 산출되는 실질 순이익은 178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결국, 전년 동기 132억원 대비 34.8% 정도의 성장률은 신작 출시에 높아져 있던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특성상 신작 게임을 출시한 해의 성과가 사실상 고점에 가깝다”며 “대부분의 경우 해를 거듭할수록 수익성이 지속 감소하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단순하게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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