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이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보인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정치권에서도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이 한 목소리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지적하는 주장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이 또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갔다”며 “패배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위약금을 무기로 대한민국 축구를 볼모로 삼고 있는 클린스만, 더 늦기 전에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전 장관은 “계양도 마찬가지”라며 “국회의원 자리를 본인의 사법처리를 막는 방패로만 삼고, 정작 자신을 뽑아준 계양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에게 더 이상 속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강기정 광주시장(가운데)과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이 7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달빛철도 특별법 국회 통과 축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기정 광주시장(가운데)과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이 7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달빛철도 특별법 국회 통과 축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 시장은 “(클린스만 감독이)거주조건을 위반했으니 위약금 달라고 하지도 못하겠다”며 “위약금 문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책임지고, 이참에 화상전화로 해임 통보하라”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미국 간 김에 제발 돌아오지 말라”며 “감독 자질도 안 되면서 한국축구만 골병들게 하지 말고, 생각할 수록 괘씸한 사람”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오죽하면 ‘무색무취의 전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겠나”라며 “경기의 승패만 문제가 아니다. 애초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할 때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계약서에 명시된 ‘한국 상주 조건’이 무색할 정도로 원격지휘와 잦은 외유도 비판을 받아왔다”며 “작년 8월 클린스만 감독은 ‘국제적 경향을 파악하고 상대도 분석’한다고 변명했지만, 그토록 열심히 일한 결과가 이런 수준이라면 오히려 감독으로서 능력을 더욱 의심받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 대한축구협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역시 최근 SNS에서 이번 사안을 거론하며 “축협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대표팀 경기와 별개로 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이나 사면 논란이 다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축협의 독단적인 행정 처리가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을 방해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성적과 별개로 축협의 자정 활동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이틀 만인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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