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 절실” 강조
임종석 “尹정권 탄생 책임,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아”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장 간담회에서 임혁백 위원장이 입장하며 안경을 바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장 간담회에서 임혁백 위원장이 입장하며 안경을 바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이유로 친문 인사들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설 연휴에는 현역 의원 하위 20% 통보도 예정돼 있어 친문-친명계 간 갈등이 더욱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 위원장은 전날 공천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선배 정치인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 줄 수 있도록 책임있는 결정을 부탁한다”며 “윤석열 검찰 정권의 탄생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지지불태’(知止不殆·멈출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를 언급하며 중진 의원들과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의 용태를 압박한 바 있다.

◆ 친문계, 윤석열 정권 탄생이 친문 책임? 동의하지 않아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은 ‘친문 책임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가 연일 화두”라며 “문 정권은 당시 윤 총장을 설득하고 막아 세우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믿음을 준 이에게 배신의 칼을 등에 꽂고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진영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제18~19대 회장 이임식 및 제20대 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제18~19대 회장 이임식 및 제20대 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 중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자’로 크게 언급되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책임 아니냐 이런 분들 말씀을 쭉 들어보면 결국 왜 윤석열 검사 같은 인물을 애시당초 발탁했느냐는 것”이라며 2017년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후보시절 윤석열 검사를 믿었던 것을 언급하며 “모두가 속은 거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라는 가장 중립적인 자리에 있어야 될 사람이 항명을 하고, 정치할 결심을 했다. 그걸 이용한 그 윤석열 당시 총장을 탓해야 한다. 면접에서도 본인이 가장 검찰개혁을 잘할 수 있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대선 패배와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 모두가 패배했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반면,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친문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으니까 전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 스스로 용단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반영해서 원론적인 말씀을 한 것 같다”며 “(대통령) 후보였던 이 대표 스스로도 ‘내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된다’고 하셨지만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을 실패한 거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당이 변화 돼야 하는데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생각이 굉장히 크고 혁신하려면 과거에 민주당에 주류적인 입장에 있었고 또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분들이 책임을 져야된다는 의견도 굉장히 크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공관위가 전날 발표한 1차 심사결과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갑 지역에 친명계인 임오경 의원과 친문으로 분류되는 임혜자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경기 파주시갑 지역에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현역 윤후덕 의원과 조일출 전 이재명 대표 전략특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친문계와 친명계의 맞대결이 경선에서 예정된 셈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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