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주에서 최고위원회 개최 후 양동시장 방문해 지지 호소
문재인 만난 이재명, ‘단결’ 재차 강조...민주당 내홍은 당분간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광주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양동시장을 방문하는 등 광주 시민들을 만나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의 새로운 미래, 더 나은 내일을 여는 일에 민주당이 앞장서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정권의 폭정을 멈추고 흔들리는 나라는 다시 세우라는 국민과 광주의 간절한 염원에 누구보다 큰 책임을 느낀다”며 “전력을 다해 그 명령을 기필코 받들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을 겨냥해 “한 위원장이 지난달 광주를 찾아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대통령이 약속한 사안이기도 하다”며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이 정권은 헌법 전문 수록을 말로만 계속 한다. 5·18 정신을 부정하는 인사들에 대한 조치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탕 공약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후 이 대표는 광주 서구에 있는 양동시장을 찾아 “이번 총선이 중요하다. 집권 여당이 정말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게 저희가 심판해야 한다”며 “결국 죽비를 때려야 한다. 그 죽비가 바로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에 제가 코로나 때 빚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고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우니까 신용 대사면을 해주자고 제안을 드렸고, 그것을 여당에도 촉구했는데 아무 소식이 없었다”면서 “그러더니 며칠 전 여당에서 공약이라고 신용대사면을 들고 나왔다. 사실 신용대사면을 공약할 것이 아니라 지금 그냥 하면 된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내가 이것을 하고 싶은데 지금 못하니까 선거 때 ‘권한을 나한테 주면 그 권한으로 하겠다’는 것이 공약 아니냐”며 “지금 정말 죽느냐 사느냐 할 만큼 어렵지 않나. 절박한 상황에 처한 국민들 삶을 놓고 이번에도 ‘표 주면 해줄게’라고 이렇게 기만, 소위 정책사기하는 행위는 ‘나쁘다’를 넘어서서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는 “이 경제 문제의 가장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불평등 문제, 불균형 문제를 완화시켜야 문제가 해결되는데 악화시키는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것이 이 어려운 와중에 초부자감세를 해주면서 재정이 부족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역화폐 예산도 언급했다. 그는 “지역화폐 예산도 수천억 하면 수조원의 승수효과가 발생하고 경제가 회복되고 세수도 늘어나고 모두가 더 잘 살고 국민소득도 늘어나는데 그것을 굳이 또 (국민의힘이) 깎는다”며 “일선에 있는 전통상가, 지역상가,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이것도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이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부여당이 지금까지 이 국정기조, 잘못된 국정기조를 바꿀 것 같지도 않다”며 정권 심판을 재차 강조했다.

◆ 문재인 전 대통령 만난 이재명 대표, ‘단결’ 재차 강조...민주당 내홍은 당분간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단결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다음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결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분간 당 내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4일) 평산마을에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현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으로서 총선승리를 위해 ‘단결하자’는 취지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우리가 다 같이 하나 돼서 왔는데 총선 즈음해서 친문과 친명을 나누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며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선거제와 관련해서도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들까지 다 함께 힘을 모아 상생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며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5일 광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천을 앞두고 깊어질 만큼 깊어진 당내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조응천 무소속 의원은 이날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가 언급한 통합형비례정당에 대해 “이는 사실상 위성정당의 다른 이름”이라며 “이재명식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문제의식을 실천하기 위한 반민주적 정당정치를 선언하고 대선 공약은 폐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오는 6일부터 종합심사결과 발표 전 하위 20%에 속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성적표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위 20%와 하위 1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은 경선 득표율의 20%, 30%가 각각 감산돼 공천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이번 심사결과에서 계파를 고려한 불공정 심사가 이뤄졌다는 의심이 있을 경우 ‘대거 탈당’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민주당 공천 현장에서는 ‘친문계 VS 비명계’ 경선 구도도 가시화하고 있다. 친문계 4선 의원인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친명 비례’로 꼽히는 이동주 의원이 공천 신청을 했고, 친문계 3선 의원인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 상록갑에는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 맞불을 놨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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