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 AI 방한…삼성전자·SK하이닉스 면담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제5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제5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연이어 회동함에 따라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전날인 25일 밤 방한해 26일 오전 삼성전자, 오후 SK하이닉스 경영진 등을 만나고 바로 출국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울트먼 CEO는 26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생산시설 등을 둘러보고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만났으며, 오후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과 면담했다.

올트먼의 방한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에 대해 논의하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현대 오픈AI는 AI 가속기(AI Accelerator) 시장 다원화를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AI 가속기 시장은 엔비디아 독점 체제다.

컴퓨팅을 위한 반도체는 크게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로 구분된다. 시스템 반도체는 중앙처리장(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터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 AI 가속기에 적용되고 있는 GPU는 높은 범용성이 장점이지만 동시에 비싸고 전력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최근 개발 중인 AI 특화 신경망처리장치(NPU)가 급부상하고 있다.

성능이 좋은 NPU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이다.

세계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50% 점유율로 추정되는 SK하이닉스는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인 HBM3E(5세대) 양산과 HBM4(6세대)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 5세대 HBM3E 양산 시작으로 1위를 굳히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HBM 설비 투자 규모를 2.5배 늘리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HBM 공급을 넘어 AI 반도체 설계나 위탁생산 등 보다 폭넓은 협업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번 올트먼 방한 당시 오픈AI가 설계한 AI 반도체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위탁생산하는 것과 HMB 공급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에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오픈AI가 생성형 AI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동맹으로 합류하면 상당한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동맹으로 합류하면 HBM 절대 강자로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되고, 삼성전자의 경우 HBM 1위 업체 SK하이닉스와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를 추격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은 이미 전세계에서 인정 받은 상태”라며 “오픈AI와 협력이 이뤄진다면 극심했던 불황 터널에서 빠져나온 국내 반도체가 AI 확산에 힘입어 새로운 부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