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시발점 ‘김경율’...“사퇴할 뜻 없다”
김건희 리스크’는 여전...총선까지 안고 가나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월 총선을 향한 ‘시계’가 점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총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여준 ‘당청 갈등’은 여권 지지자는 물론 중도 성향의 유권자도 등을 돌리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90도 인사’, ‘어깨 툭툭’을 통한 ‘화해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치쇼’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지만, ‘갈등 봉합’에 성공한 모양새다.

◆갈등의 시발점 ‘김경율’...“사퇴할 뜻 없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포옹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포옹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윤석열·한동훈 갈등’의 ‘뇌관’은 여전한 상황이다. ‘공천 파동’으로 불리는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퇴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사실상 ‘윤석열·한동훈 갈등’ 이전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24일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 여부에 대해 “그런 얘기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의 사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에 대한 출구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해서도 “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에 대해선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김건희 리스크’는 여전...총선까지 안고 가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제주 서귀포항에서 열린 제4회 제주 서귀포 은갈치 축제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제주 서귀포항에서 열린 제4회 제주 서귀포 은갈치 축제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마포을 낙하산 공천’ 문제가 ‘당청 갈등’의 시작이었지만, ‘김건희 리스크’가 본질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관된 분석이다. ‘김건희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공천’이 진행될수록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국민의힘은 이를 축소하기에 바쁘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지금 이 사건의 본질 자체는 분명히 정치 공작이고, 불법 촬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 진영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 소장파 세력을 중심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또는 김건희 여사가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주장이다.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오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몰카를 가지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는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혐오감이 드는 것이고 지금 문제 같은 경우도 그것과 비슷한 정도의 감정을 국민이 가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자가 이런 불공정한 일을 했다고 생각해서 국민이 분노를 느끼고 있을 때는 권력자가 납작 엎드려서 불쌍하게 보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예를 들면 (김 여사가)대통령 관저에서 나와 아크로비스타 사저나 외국에 잠시 나가 있는 등의 방법을 택하면 이 국면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도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갈등’이 확전만 안됐을 뿐이지 완전한 봉합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품백 사건은 우리가 조금 더 편견을 빼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분명한 정치공작”이라며 “한 위원장이나 측근 인사들이 그 사건의 진상이 국민에게 알려지고 나서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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