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인사들도 검사 출신들도 ‘출마’
총선 변수는 ‘공천’

2019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한동훈 반부패 강력부장. 사진=연합뉴스
2019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한동훈 반부패 강력부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요직에 검사 출신 인사들을 대거 임명하는데 이어, 총선을 3달 앞두고 전현직 검사들의 총선 출마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 ‘검찰 공화국’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정부 요직에 검사 출신 인사를 임명해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윤 정부가 첫 인사로 기용한 검찰 출신 인사들은 21명에 달한다.

‘윤석열 라인’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윤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한 위원장은 여러 수사팀을 거치며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 임명한 검사 출신은 주진우 법률비서관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함께해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검사 출신이다. 1999년 금융감독원 신설 이후 검사 출신 금감원장은 이 원장이 처음이다. 이 원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이후 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장과 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재직 당시 수사관 등으로 근무하며 보좌했던 윤재순 총무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복두규 인사기획관도 대통령실 인사라인으로 임명됐다.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가진 인사들은 현재도 정부 요직에 발탁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장관급 국민권익위원장에 유철환(64)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내정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출마하려 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했다. 또 2019년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에 입당한 이력이 있다.

◆ 윤 정부 인사들도 검사 출신들도 ‘출마’

지난해 12월 8일, 윤석열 대통령과 참모진. 앞줄 왼쪽부터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관섭 정책실장, 김대기 비서실장, 조 대법원장, 윤 대통령, 조 대법원장 배우자, 이도운 홍보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뒷줄 왼쪽부터 김용현 경호처장,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김수경 대변인,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박춘섭 경제수석, 이기정 의전비서관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8일, 윤석열 대통령과 참모진. 앞줄 왼쪽부터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관섭 정책실장, 김대기 비서실장, 조 대법원장, 윤 대통령, 조 대법원장 배우자, 이도운 홍보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뒷줄 왼쪽부터 김용현 경호처장,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김수경 대변인,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박춘섭 경제수석, 이기정 의전비서관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정부 요직에 임명한 인사 중 일부는 22대 총선에 출마한다. 그 외에도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 참모로 활동했던 ‘윤석열 사단 막내’로 알려진 대전지검 검사였던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국민의힘 당적으로 서울 강남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였던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 해운대갑 또는 수영구 출마를 예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은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박 전 비서실장 역시 오는 총선에서 여당 소속으로 부산 중·영도 지역에 출마한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도 총선에 출마하고자 지난 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석 전 사무처장은 부산지검장과 서울동부지검장 등 26년간 검찰에 몸담았던 인물로,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동기다. 그는 여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갑 지역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부 요직에 발탁되진 않았지만,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있는 검사들의 출마도 잇따르고 있다.

심재돈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은 현재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지역구에 국민의힘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심 전 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후배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사건을 수사해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구 중·남구 출마를 선언했다. 노 전 지검장은 “윤 대통령과 4번 같이 근무했다”고 자신을 부각하고 있다.

아울러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충북 청주·서원), 박용호 전 창원지검 마산지청장(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최기식 전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경기도 의왕·과천)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출마에 마음이 급해 대검찰청의 제재를 받은 검사도 있다. 지난 9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힘 당적으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출마를 강행한 김상민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에 대해 대검찰청은 법무부에 중징계를 이날 청구했다. 김 검사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6일에는 창원대학교에서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총선 변수는 ‘공천’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 뒤로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의 지난 11일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 뒤로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의 지난 11일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에는 공천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뜻이 관철될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친윤 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이 공천관리위원회에 합류해 검사들의 대규모 공천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정도면 고려시대 무신정권이 떠오른다”고 비판했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공천과정에) 무리수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움직이겠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 인선에 불만을 나타내며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1일 오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에 “매번 정부 인사때마다 ‘회전문 인사’를 넘어서 ‘이권 카르텔 인사’ 아니냐는 국민적 비판이 쏟아졌지만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이정도면 ‘사적 인사’, ‘인사권의 사유화’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검찰 왕국으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동문 정부를 꾸리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며 “윤 대통령은 국정을 챙기고 민생을 살피는 공적 책임을 동문들에게 나눠줄 선물로 착각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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